IT 정보통신

‘웹게임’ 몰려온다

백인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9.21 18:15

수정 2014.11.05 11:23



틈새시장으로 알려져 온 웹게임(Web browser based game)이 게임시장 전면으로 부상하고 있다. 넥슨과 CJ인터넷, 엔씨소프트 등 주요 게임기업들이 앞다투어 서비스 의지를 밝히고 있는 것. 웹게임이란 PC로 클라이언트를 내려받는 기존 온라인게임과 달리 인터넷익스플로러(IE) 등의 웹브라우저에서 바로 실행이 가능한 게임을 말한다.

■넥슨·엔씨소프트·CJ 등 줄줄이 시장참여

21일 업계에 따르면 게임업체 넥슨은 최근 플레이타운과 중국산 웹게임 ‘열혈삼국’의 서비스 양해각서(MOU)를 체결하했으며 본계약을 앞두고 있다. 그라비티도 중국 게임사인 샨다와 손잡고 간판 타이틀인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웹게임 버전을 공동개발하고 있다.

조이맥스와 소노브이는 각각 에프엠스튜디오의 전략 역할수행게임(RPG) ‘로드워’와 자체 개발한 ‘베르카닉스’를 서비스할 방침이다. 액토즈소프트는 샨다의 웹게임 ‘종횡천하’의 티저사이트를 오픈한 상태다.
엔씨소프트도 하반기 2∼3종의 중국산 웹게임을 수입한다.

특히 게임포털 넷마블에서 웹게임 ‘칠용전설’을 서비스 중인 CJ인터넷은 올 들어 20여개의 웹게임을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CJ인터넷은 더파이브인터랙티브의 웹게임 ‘카오스로드’의 채널링을 추가로 준비하면서 게임포털 내부에 웹게임 섹션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게임포털 엠게임도 유럽 지역 웹게임 업체와 계약하고 22일 이를 공개한다. 이대로라면 국내 웹게임 시장은 내년 상반기 최소 10여종의 웹게임이 각축을 벌일 전망이다.

■언제 어디서나 가볍게…해외선 당당한 ‘게임장르’

웹게임은 별도의 프로그램 다운로드나 설치 과정 없이 게임을 바로 구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볍게 게임을 즐기려는 이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특히 일부 게임은 이용자가 로그인하지 않아도 실시간으로 인공지능에 따라 게임이 진행돼 딱히 오랜 시간 접속하지 않아도 즐길 수 있으며 최근 보급이 확산되고 있는 넷북이나 스마트폰 등에서도 쉽게 즐길 수 있어 부담이 작다.

용량이 큰 프로그램을 내려받기 어려울 만큼 브로드밴드 보급률이 낮은 해외에서는 웹게임이 당당한 게임장르로 인정받아 왔다. 북미·유럽 시장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PC게임 10개 가운데 ‘클럽펭귄(Club Penguin)’ ‘룬스케이프(RuneScape)’ ‘도퍼스(Dofus)’ 등 3개가 웹게임이다.

한국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인기를 얻은 웹게임은 독일 이노게임즈가 제작한 ‘부족전쟁’이 대표적으로 동시접속자 3만여명을 유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토종’ 게임으로는 더파이브인터랙티브의 ‘칠용전설’이 1만 5000명 내외의 동시접속자 수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선 틈새시장…비용대비 효과 좋아 ‘열기 후끈’

최근 주요 게임기업들이 웹게임 발굴에 열을 올리는 것은 성장성 때문. 일부 웹게임이 게임포털과 메신저 등의 채널링을 통해 일반 이용자와 접점을 늘려가면서 개인당 게임에 쓰는 돈(ARPU) 규모가 일부 온라인게임보다 커지는 사례가 나타나는 등 웹게임이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넥슨 관계자는 “유럽이나 일본은 온라인게임보다 웹게임시장 규모가 더 크다”며 “직접 웹게임을 개발하는 업체들의 경우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더구나 웹게임의 경우 게임개발에 필요한 ‘C++’ 언어보다 웹 프로그래밍 언어인 자바나 플래시 위주로 개발돼 기존 온라인게임이나 PC 패키지게임에 비해 개발·유지비용이 적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포트폴리오의 다양화라는 측면에서 타이틀 보유비용이 적은 웹게임에 관심이 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아직 규모가 작은 시장에 대기업이 몰려들면서 일부 수준이 떨어지는 웹게임마저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며 곱지 않은 눈길을 보내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웹게임이 국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아직 사용자층이 한정된 시장이기에 선점 효과를 깨긴 어려울 것”이라며 “경쟁이 격화돼 질 낮은 수입산 웹게임의 가격도 터무니없이 올라가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fxman@fnnews.com 백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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