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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하늘] 페어링이 뭐길래

조성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9.25 17:33

수정 2014.11.05 11:03



한국 최초 우주발사체 ‘나로호’는 인공위성의 보호덮개 역할을 하는 페어링의 한 쪽이 떨어져나가지 않아서 위성을 궤도에 올려놓지 못했다. 2단 로켓이 속도를 8km까지 올려야 목표궤도에 들어갈 수 있는데, 무게가 약 330kg이나 되는 페어링 한 쪽이 제때 분리되지 못해서 초속 6.2km까지 밖에 올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나로호 발사 실패 요인인 ‘페어링’은 과연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발사체가 대기권을 초음속으로 뚫고 올라갈 때에는 강한 공기역학적인 압력과 열이 발생하는데, ‘페어링’은 이런 압력과 열로부터 위성을 보호하기 위성을 덮어둔 발사체의 뾰족한 부분을 말한다.

‘페어링’은 인공위성의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하지만 공기의 압력이 거의 없는 우주 공간에 도착해서는 발사체의 속도를 효과적으로 올리기 위해 자동으로 떨어져 나가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인공위성에 제대로 정해진 궤도에 진입할 수 없게 된다.

‘페어링’은 대기권을 돌파할 때는 구조적으로 충분히 강해야 하고 발사체에 단단히 붙어있어야 하지만, 우주공간에서 분리될 때는 위성이나 발사체와 충돌하지 말아야 한다.
이를 위해 ‘나로호’와 같이 페어링을 두 쪽으로 수직 분리시키고, 상단과 붙어있는 페어링 아래쪽은 수평 분리시키는 방법이 많이 사용된다. 페어링을 조립할 때는 수직 분리와 수평분리가 일어날 부분을 체결핀이라는 일종의 폭발 볼트를 여러 개 사용하여 바늘로 꿰매듯이 붙여놓는다. 또한, 페어링 두 쪽 사이에는 여러 개의 스프링을 끼워둔다. 체결핀에 전류를 흘리면 폭발이 일어나면서 체결핀이 모두 끊어지고, 스프링에 의해 페어링이 양쪽으로 벌어지게 된다. 나로호의 페어링은 60도 이상 벌어지면 상단에서 빠져서 떨어지도록 설계돼 있었다.


페어링 개발 기술은 생각보다 어려운 기술이며 페어링 때문에 인공위성을 제 궤도에 진입시키지 못한 경우는 많다.

올해 2월 24일 미국 NASA에서 제작한 탄소관측 위성(Orbiting Carbon Observatory) ‘토러스 XL’ 로켓도 페어링 분리에 실패해 위성이 대기권에 진입하면서 연소됐으며, 1999년 4월 발사한 미국의 ‘아테나’ 로켓도 역시 페어링 분리가 안돼 임무에 실패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러시아, 프랑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KAIST 항공우주공학과 탁민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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