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병원장과 아침을] 보라매병원 정희원 원장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11.03 18:30

수정 2009.11.03 18:30



“보라매병원은 (서울대병원의) 우수 의료진의 진료를 저렴한 가격으로 받을 수 있는 곳입니다.”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정희원 원장은 3일 서울대병원이 운영하는 보라매병원은 최상의 의료를 모든 시민에게 제공하자는 취지를 갖고 출발한 서울시립병원임을 거듭 강조했다. 여기엔 보라매병원의 공공성을 널리 알리고 싶은 속내가 묻어난다.

의료소외계층 진료 등 서울시민의 의료서비스 확충 및 보건소 등 지역의료 체계와 연계를 통한 공공의료기능 강화에 주력하고 있는 정 원장을 만나 보라매병원의 현재와 미래를 들어봤다.

―지난 2005년 취임 이후 여러 가지 일을 했다. 주요 사업을 꼽는다면.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지난해 8월 지하 1층∼지상 11층 460병상 규모의 신관을 개원한 것이다.
또 보라매병원이 시립병원 최초로 다빈치 로봇장비를 도입한 것을 비롯, ‘HPS 고출력 레이저’, (국내 최초) ‘PASCAL 레이저’ 등 첨단장비로 무장했다는 사실이다. 보라매병원은 서울대학교병원이 운영하면서 국내 최고의 의료진이 진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취임 초기에는 지역사회조차 외면하는 병원이었지만 꾸준히 노력한 결과 지난 5월 1일 외래환자 수가 3000명을 넘어섰다. 2005년 말엔 외래환자 수가 1700∼1800명에 불과했으니 2배가량 증가했다.

―보라매병원은 공공성을 무시할 수 없다.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먼저 다가서는 공공의료를 실천하기 위해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 첫번째가 건강증진병원사업이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연계한 이 사업은 환자의 건강증진평가 실시, 맞춤형 정보 제공에 초점을 맞췄다. 건강한 직장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도 병행했다. 이에 지난 8월 31일 국내 최초로 세계보건기구 건강증진병원(WHO-HPH) 승인을 획득했다. 공공의료사업단은 연간 28억원을 들여 무료 당뇨합병증검진 255건, 전당뇨환자관리 30건 등을 진행하고 있다. 또 서울시가 기획하는 연합 나눔진료봉사단에 참가, 쪽방촌 등을 방문 의료소외계층을 위해 나눔진료를 시행하고 있다.

―보라매병원이 추구해야 할 방향은.

▲‘최상의 의료를 모든 시민에게(Best for Most)’가 우리 병원의 비전이다. 이를 위해 치료비를 합리적으로 책정하고 환자 치료 및 시설은 최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행려병자부터 부자까지 모든 서울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병원으로 거듭나고 있다. 서울대병원 출신 의료진이 95%이므로 진료 수준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본다. 또 공공병원이기 때문에 병실료나 진료비가 굉장히 저렴하다. 보라매병원의 2인실 병실료는 9만원가량이다. 이는 삼성서울병원 등 ‘빅4’ 대학병원과 비교하면 30% 수준이다. 중소 대학병원과는 60% 차이나 난다. 위 수면내시경의 환자 추가 부담비용도 다른 병원의 50%에 불과하다. 우리 병원의 모델은 일본 오사카의 4대 대형병원인 오사카시립병원이다.

―서울대병원이 위탁운영한 이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

▲서울대병원의 의료시스템을 도입했기 때문에 효율적인 경영과 더불어 의료서비스 수준도 높아졌다. 지난해 5월 발표한 보건복지가족부의 의료기관 평가에서 시립병원 최초로 15개 의료서비스 전 부문에서 ‘A’를 달성했다. 또 6회 연속 지역응급의료센터 최우수 병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 재정자립도(서울시 지원 포함)는 91.1%에 달한다. 병상이용률은 90%를 웃돌았다. 지금도 우리 병원은 공익성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화된 진료를 소개한다면.

▲보라매병원은 현재 소화기병전문센터, 유방전문센터, 성형재건센터, 백내장·시력교정수술센터, 통증치료센터 등 12개 전문센터로 나뉘어 있다. 특히 뇌졸중센터는 치료, 재활, 예방 및 환자·보호자 교육 등의 포괄적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심혈관센터는 개소 5개월 만에 관상동맥 스텐트술 100건을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 90분 이내에 응급환자를 진단·시술할 수 있는 원스톱시스템도 구축했다. 관절·척추전문센터는 엉덩이관절, 척추, 무릎관절 등 5개 분야에서 7명의 서울대 의대 교수진이 진료를 담당하고 있다.

―앞으로 계획은.

▲2011년 3월 리모델링이 끝나면 보라매병원은 850병상의 병원으로 거듭나게 된다.
이때는 병원 명칭도 바꿀 생각이다. 또 지난해 문을 연 새 병원과 연계된 진료기능 재설계를 통해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제15차 세계신경외과학회 회장 및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데 2013년 서울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게 목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사진설명= △58세 △부산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주립대학 뇌종양연구소 연구원 △서울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과장 △대통령 자문의 △서울대학교병원 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장(현) △제15차 세계신경외과학회 회장 및 조직위원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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