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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계 “무선랜을 확보하라”

권해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11.23 17:05

수정 2009.11.23 17:05



유·무선 통신업계에 무선랜(와이파이) 확보 경쟁이 뜨겁다. 그동안 무선랜 사업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던 SK브로드밴드가 무선랜 확보 전략에 돌입하면서 KT, LG데이콤, SK브로드밴드 간 무선랜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 SK브로드밴드는 그동안 무선랜이 되지 않는 일반 인터넷전화를 보급해 왔으나 내년부터 무선랜폰을 전략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최근 무선랜을 이용한 요금절감을 내용으로 하는 유·무선 융합(FMC) 서비스가 본격화되면서 고객 확보 전략에서 밀릴 수 없다는 계산에서다. 무선랜은 무선접속장치(AP)를 중심으로 수십m 거리에서 연결선 없이 디지털기기로 초고속인터넷을 쓸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다.

■SK브로드밴드, 무선랜 확보경쟁 가세

23일 SK브로드밴드 고위층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는 내년부터 통신 결합상품과 약정 할인 혜택으로 인터넷전화기를 싸게 제공하고 3만원 정도 하는 AP는 3년 약정으로 월 1000원 정도씩 요금에 포함, 고객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SK브로드밴드는 무선랜을 얼마나 보급할지 아직 목표는 정하지 않았다.
다만 SK텔레콤을 비롯해 SK그룹 통신 계열사들이 무선랜을 거의 갖추지 않았기 때문에 추후 FMC 분야 경쟁력을 위해 경쟁사 수준의 망을 확보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LG데이콤은 가정용 인터넷전화 사업을 본격화한 지난 2007년 중반부터 무선랜이 되는 인터넷전화를 주력으로 밀었다. 무선랜폰으로 인터넷 생활정보 등 데이터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신 수요가 미미한 영상전화 기능을 빼서 단말기 가격을 경쟁사 제품과 비슷한 9만9000원까지 낮췄다.

LG데이콤의 인터넷전화용 AP는 집에서 PC로 무선인터넷을 쓸 수 있게 해 준다는 장점 때문에 빠르게 퍼져 나갔고 현재 200만명 이상의 LG데이콤 인터넷전화 가입자 중 160만명 정도가 AP를 가지고 있다. 개별 사업자 중 가장 많은 AP 보급대수를 기록하고 있다.

KT는 네스팟용으로 거리·음식점·대학가 등에 3만5000여대, 초고속인터넷용으로 가정에 20만여대 등의 AP를 설치했다. KT는 가정이 아닌 외부에 여럿이 쓸 수 있는 1만3000여개 네스팟 지역을 가지고 있다는 게 강점이다.

KT는 최근 FMC로 무선인터넷을 활성화하는 전략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별 핵심 거점을 중심으로 네스팟의 망을 확대하고 FMC 서비스 이용자에게 가정용 AP를 무료로 보급하며 무선랜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최적의 무선랜 활용전략은? 각사 고민 중

통신업체들이 무선랜 확보 경쟁에 뛰어드는 건 아직까지 ‘대응사격용’이란 성격이 강하다. 무선랜은 인터넷전화(가입자 간 무료통화)나 무선인터넷을 공짜로 쓸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에서 통신업계엔 자칫 매출에 타격을 주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 또 네스팟처럼 외부에 대규모 망을 구축하려면 회선설치 및 공사비용이 추가돼 수천억원대 비용이 들 수 있다. 게다가 무선랜 망 개방이나 보안문제 같은 이슈들이 정부·국회·소비자와 맞물려 제기되고 있어 업계가 쉽사리 무선랜에 대한 입장을 정하기도 어려운 상태다.

상대적으로 무선랜에 대해 사업계획을 분명히 정하고 있는 건 KT다. KT는 무선인터넷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과 함께 무선랜을 이용한 FMC에 사활을 걸고 있다. KT 관계자는 “와이파이는 수익성이 낮지만 FMC에 유용하다”며 “이보다 서비스 범위가 넓은 와이브로(휴대인터넷), 3세대(3G) 이동통신망(WCDMA)과 결합해 데이터 트래픽을 분산시키고 무선인터넷 이용자를 확보하는 데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KT는 보안과 네트워크 품질 문제를 들어 경쟁사 가입자에 자사 무선랜을 개방할 수 없다는 원칙과 함께 무선랜 공유를 요청받을 경우 합당한 비용을 받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하고 있다.

LG데이콤은 내년 1월 1일 LG텔레콤, LG파워콤과 통합회사로 합친 이후 FMC 서비스에 본격 나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방대한 소비자 가정의 AP를 어떤 식으로 FMC와 연계할지는 합병 이후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방송·통신 결합상품 시장에서 통신업체들과 맞서고 있는 케이블TV 업계도 인터넷전화를 중심으로 무선랜 보급에 나서고 있다. 한국케이블텔레콤(KCT)에 따르면 현재 63만5000여명의 케이블TV 업계 인터넷전화 가입자 중 10% 정도가 무선랜폰을 이용하고 있다.
케이블TV 업계는 내년 초 인터넷전화 가입자를 100만명까지 늘린다는 계획이어서 내년 소비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무선랜은 대거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postman@fnnews.com 권해주기자

■사진설명= KT 무선랜 탑제 휴대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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