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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무선 인터넷전화 차단 왜?

권해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1.20 20:48

수정 2010.01.20 20:48



스마트폰 열풍을 타고 일반 이동전화보다 싸게 쓸 수 있는 무선 인터넷전화(m-VoIP)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한국에선 당분간 이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KT, 통합 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가 일제히 통신망 운영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3세대(3G) 이동통신망에서 무선 인터넷전화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

그러나 인터넷 업계와 일부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은 이동통신 업체들이 무선 인터넷전화에 적당한 요금을 부과하면서 시장을 키우는 것이 오히려 무선인터넷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촉매제가 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무선 인터넷전화를 이용해 다양한 사업모델을 만들어 내면 시장을 키우는 효과가 나타나 이동통신 업체들에도 이익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해 11월 말 '아이폰' 출시 이후 이 스마트폰으로 3G망에서 스카이프와 같은 무선 인터넷전화를 사용할 수 없도록 막아놨다. SK텔레콤도 무선인터넷 정액요금제 약관에서 3G망을 활용해 무선 인터넷전화를 이용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SK텔레콤 배준동 마케팅부문장은 최근 "무선 인터넷전화는 무선인터넷을 사용하기는 하지만 무선인터넷 활성화와는 큰 관련은 없다"며 "당분간은 무선 인터넷전화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동통신 업체들이 무선 인터넷전화를 막는 것은 무선 인터넷전화가 일반 이동전화보다 싸다는 인식이 많은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무선 인터넷전화로는 현재의 이동통신망 투자비를 뽑기 어렵다는 게 제일 큰 문제. 사실 무선 인터넷전화가 무조건 싸기만 한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 지난해 말 at&t가 무선 인터넷전화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지만 월 39.9달러(약 4만7800원)를 정액으로 내야만 쓸 수 있도록했다. 월 음성통화요금이 39.9달러 미만인 사람은 오히려 손해인 셈.

여기에다 무선 인터넷전화가 활성화되면 이동통신망 용량을 많이 차지해 일반 이동전화의 통화품질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걱정도 무선 인터넷전화를 허용하지 않는 이유다.


그러나 인터넷업계 일각에서는 정부의 공공재인 주파수를 이용해 사업을 하는 이동통신 업체들은 자기회사나 경쟁사의 콘텐츠·서비스를 차별하지 않고 동등하게 접속할 수 있도록 해야 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한 콘텐츠 업체 고위관계자는 "통신사업자가 입맛에 맞는 콘텐츠만 선택해 제공했던 것이 우리나라 무선인터넷 산업 발전을 지연시킨 요인이었다"며 "앞으로 무선인터넷 시장이 커져 과거에는 생각하지 못하던 신개념 서비스가 나올 수 있으려면 무선 인터넷전화 같은 서비스를 도입하고 여기서 새로운 산업이 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는 "당분간 무선 인터넷전화는 사업자 간 자율 계약에 맡길 계획"이라며 "통신사업자가 일방적으로 협상을 거부하는 등 문제가 생기면 정부가 개입할 수 있지만 아직은 구체적으로 무선 인터넷전화에 대한 정책방향을 정한 바가 없다"고 입장을 유보했다.

/postman@fnnews.com 권해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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