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컴퓨팅

게임업계 식지 않는 M&A 열기

백인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10 18:02

수정 2010.02.10 18:02

올들어 게임업계에 인수합병(M&A)바람이 거세게 불고있다. 주로 대형 퍼블리셔가 개발력을 가진 중소형 개발사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식지 않는 게임업계 M&A 화두

인기 총싸움게임(FPS) ‘서든어택’ 제작사인 게임하이가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최근 CJ인터넷과 외국계 기업으로 합병될 가능성이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주가가 급등하면서다. 양사는 9일 “(인수합병) 검토는 하지만 구체적인 사항은 결정된 바 없다”고 공시했지만 열기는 더 뜨거워지고 있다. 게임하이 주가는 지난 7일 1075원에서 10일 1220원으로 3일째 급등했다.


게임업체 인수합병설은 ‘설’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이뤄진 사례가 많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12월 중견 게임개발사 제페토의 지분 약 30%를 인수하며 2대 주주가 됐다. 제페토는 엔씨소프트에서 서비스되는 FPS ‘포인트플랭크’ 제작사로 독자적인 게임엔진을 보유할 정도로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CJ인터넷 역시 지난 3일 74억원을 들여 온라인게임 개발사 씨드나인 엔터테인먼트의 지분 42만2509주(53%)를 인수했다. 1대 주주가 된 CJ인터넷은 씨드나인을 자회사로 편입할 계획이다. 씨드나인은 네오위즈게임즈 피망을 통해 서비스하는 ‘알투비트 온라인’과 ‘마계촌 온라인’을 개발중인 게임업체다.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도 해외시장 공략이라는 명분으로 YNK재팬을 인수했다. 지난 3일 YNK코리아 및 YNK파트너스가 보유한 YNK재팬 주식 1만9044주(35%)를 50억원에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한 것. 지난 2004년 설립된 YNK재팬은 로한과 십이지천2 등의 게임을 서비스하며 지난해 예상 매출은 약 8억3000만엔(약 100억원)으로 전망된다. 넥슨도 지난해 조직개편과 함께 시메트릭스페이스, 코퍼슨스, 휴먼웍스 등 3개 개발사의 지분을 각각 100%, 100%, 19.9% 인수했다.

■콘텐츠 선점-판로 확보 윈윈

최근의 인수합병은 ‘콘텐츠 선점 전쟁’이 한 발 더 나아간 형태다. 대형 게임포털과 퍼블리셔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2000년대 이후 온라인 게임업계는 만성적인 콘텐츠 공급 부족현상에 시달려 왔다. 이 때문에 작품을 구매하는 판권 확보에서 가능성 있는 중소개발사 인수로 경쟁이 옮겨 붙었고 최근의 인수합병 흐름도 같은 시류로 볼 수 있는 셈이다. 대규모 퍼블리셔가 실력 있는 개발사들을 인수하는 형태다. 최근 소문이 불거진 게임하이도 서든어택과 데카론, 웹게임 등 다양한 장르의 개발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같은 거래는 대규모 업체에는 유망한 게임 콘텐츠의 선점을, 중소규모 개발사엔 개발비 부담을 덜고 안정된 서비스 판로를 확보한다는 이점을 안겨준다. 실제로 엔씨소프트는 제페토가 준비중인 차기작 퍼블리싱 계약에서 우선권을 갖게 됐으며 위메이드도 그간 아쉬웠던 해외 공략의 발판을 마련하고 우수 콘텐츠 확보를 위한 인프라를 갖추게 됐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과거 게임 퍼블리싱은 판권 확보에 그쳤지만 이후 개발업체의 지분 투자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전환됐고 이젠 기업 인수로까지 발전하고 있다”며 “이미 웬만한 개발사들이 모두 편입된 만큼 최근 이슈가 된 게임하이나 웹젠 등의 중견 개발사들도 인수합병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fxman@fnnews.com 백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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