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홍보회사 인컴 브로더의 주모 팀장은 모토로라의 '레이저'(Razr)폰과 블랙베리를 사용한다. 외근과 회의가 잦은 주 팀장은 주로 블랙베리를 통해 e메일을 확인한다. 하루에 그가 블랙베리로 업무를 처리하는 비율은 20∼30%에 이른다. 주 팀장은 "전화통화는 레이저로 하고 블랙베리는 e메일과 일정관리에 사용한다"며 "두대를 사용하는게 지금은 습관화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스마트폰 열풍 이후 '더블폰족'이 늘고 있다. 허 협회장처럼 '스마트폰+스마트폰'을 가지고 다니거나 '일반휴대폰+스마트폰'을 가지고 다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같은 사례는 직장인들 사이에 흔하다. 서울 용산 전자상가에서 휴대폰을 판매하고 있는 송모씨는 "기존 번호를 유지하면서 새로 스마트폰을 개통하는 사람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며 "일반 휴대폰 시절엔 전문적으로 휴대폰을 리뷰하거나 휴테크(휴대폰 되팔기)를 하는 이들 외엔 찾아볼 수 없던 현상"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열풍에 밀려 더블폰족이 된 사례도 늘고 있다. 최근 호기심에 스마트폰을 별도로 장만한 나모씨(28·서울 노고산동)는 당분간 기존 휴대폰도 유지할 생각이다. 그는 "기존 휴대폰을 해지하면 보조금을 토해내야 하는 문제도 있지만 7년 동안 사용해 온 011 번호를 잃기 싫었다"고 말했다.
'유사 더블폰족' 사례도 있다. 온미디어 차장 안모씨는 약정기간이 2년 3개월이나 남아 위약금이 30만원이 넘는데도 기존 계약을 해지하고 아이폰을 새로 구입했다. 그러나 이전 폰도 최신 폰이라 아까워 게임용으로 가지고 다닌다. 안씨는 "동료의 아이폰을 빌려 구경하는 것도 미안하고 해서 위약금을 물고 아이폰을 구입하게 됐다"며 "그러나 후회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게 업계 시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블랙베리와 아이폰의 조합처럼 기능 구분이 뚜렷한 경우엔 두 대의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그러나 일반폰과 스마트폰의 조합은 시간이 지나면 스마트폰으로 단일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hong@fnnews.com 홍석희 백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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