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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자드 “스타크래프트2,다운로드방식 판매”

백인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3.17 19:50

수정 2010.03.17 19:50

‘게임강국’ 대한민국이 떨고 있다. 국내 온라인 게임들이 줄줄이 출시 일정을 늦추거나 앞당기고 있을 정도다. 게임 하나가 한국에 곧 출시될 것으로 예고되면서다. 바로 블리자드의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 게임(RTS) ‘스타크래프트2’다.

12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스타크래프트의 정통 후속작이다. 이 게임은 지난 2월 18일 국내 비공개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2년 전 마지막으로 집계된 전작 스타크래프트의 전 세계 판매량은 1100만장. 이 가운데 절반 가까운 450만장이 한국에서 팔려 나갔다. 그런 만큼 후속작에 대한 한국 이용자들의 갈망은 크다.

포털 네이버에선 ‘스타2’ 관련 검색어가 곧 출시가 예정된 인기 온라인 게임의 6∼7배 가까운 검색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심지어 비공개 시범서비스의 배틀넷 접속 권한을 가진 아이디가 최근 아이템 거래사이트에서 10여만원에 거래될 만큼 기대는 뜨겁다.

17일 한국과 대만, 홍콩, 마카오 등의 시장을 총괄하는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북아시아 본부 한정원 대표를 만나 ‘스타크래프트2’의 전략을 들어봤다.

■오픈베타 없어…“직접유통 NO, 다운로드 과금도 고려”

이날 한정원 대표는 “스타크래프트 오리지널판을 처음 내놓을 때와 달리 이미 기대감이 충만한 상황이고 이를 받아들일 시장이 성숙돼 있는 반면 다양한 경쟁 게임사들도 그만큼 늘었다”면서 “한국적 특성상 온라인 다운로드 콘텐츠(DLC) 형태로 과금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PC업체 등 다양한 업계와의 공동마케팅도 계획 중이다.

한 대표는 “수요예측이나 과금을 얼마로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직 정하지 않은 상태”라며 “출시 시기는 전작이나 ‘워크래프트3’이 그랬던 것처럼 ‘공개 시범서비스’ 없이 올해 중반에 정식 출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타2는 3개 시리즈로 출시된다. 게임 내 3개 진영 중 하나인 테란의 스토리를 담은 ‘자유의 날개’가 올해 중반 발매될 예정이며 나머지 시리즈는 두 종족의 ‘확장팩’ 형태로 발매된다.

스타크래프트의 확장팩인 ‘브루드 워’와 같은 식이다. 확장팩을 구매한 이용자들끼리만 대전이 가능하며 합본(배틀체스트) 형태의 상품도 발매될 예정이다.

한 대표는 이날 PC방 게임유통을 직접 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또 이전에 온라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유통했던 기존 협력업체인 손오공이 유력한 유통업체 후보임을 시사했다.

한 대표는 “아직 계약을 한 상태는 아니나 블리자드코리아 대신 PC방과 교감해 줄 파트너를 통해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일전의 파트너였던 손오공은 PC방을 관리하는 120여명의 숙련된 인력을 갖고 있어 관련 업체에서 가장 많다”고 밝혔다.

■“배틀넷은 거대한 SNS…피로도 시스템 도입”

내용면에선 어떻게 달라졌을까. 스타크래프트 원작과 후속작을 가르는 가장 큰 특징은 온라인 대전공간인 ‘배틀넷’이다. 한 대표가 생각하는 배틀넷은 단순한 멀티플레이 채널이 아닌 페이스북과 같은 커다란 소셜 네트워크다.

“90년대 말 원작 배틀넷은 제가 볼 때 온라인에서 가장 활발한 소셜 커뮤니티였을 겁니다.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이번 작품은 누군가와 관계 맺는 기능이 더 강화됐죠.”

실제로 친구 등록이나 파티 기능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콘텐츠가 크게 강화됐다.

특히 한 대표는 스타2의 배틀넷에 이용자들의 과몰입을 막기 위한 ‘피로도 시스템’이 탑재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당 시스템에 대해 “게임에 접속하지 않는 휴식시간에 따라 오랜만에 게임을 할 경우 랭킹에 영향을 주는 승점 등의 혜택을 추가적으로 제공해 과도한 몰입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에 적용된 것과 같은 방식이다.

그는 배틀넷의 콘텐츠가 탄탄한 만큼 불법 복제나 불법 서버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특히 정상적인 콘텐츠를 갖고 있어야만 로그인이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인 만큼 장기적으로 이용자들이 정품을 구매하게 될 것이란 자신감에서다.

“예를 들어 싸이월드를 쓰느냐 별로 인기 없는 다른 소셜 커뮤니티를 쓰느냐의 차이죠. 전적으로 이용자들의 선택이라고 보고요. 결국 많은 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배틀넷으로 돌아오게 될 거라고 봅니다.”

■소규모 게임대회 시스템 예정…“게임 지재권 보호해야”

그간 e스포츠협회와의 분쟁과 관련해 한 대표는 “지적재산권에 대한 보호가 가장 중요하다”며 “스타크래프트를 만든 것은 블리자드임에도 오리지널은 정상적인 브랜드화의 과정을 거치지 못해 왜곡된 측면이 있었다”고 밝혔다.

스타2의 e스포츠화에 관해서는 게임 제작사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주장하겠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블리자드는 지난해 9월 스타2 유통을 앞두고 관련 대회 개최와 관련해 스폰서 유치부터 경기 동영상 등의 권리를 블리자드가 가진다는 내용으로 이용 약관을 수정했다.


한국e스포츠협회(KeSPA) 측은 지난 10년간 게임종목을 스포츠로 격상시킨 노력을 인정해 줘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블리자드는 상업적인 리그나 토너먼트의 경우 블리자드의 동의를 얻어야 하지만 이용자들끼리의 비상업적인 게임리그 등의 경우 이를 배틀넷 안에서 정식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이용자들의 불만을 완화시킬 방침이다.


한 대표는 “스타가 인기를 얻었던 요인은 TV에서 보는 프로게이머들의 경기가 아니라 PC방에서 즐기던 친구들끼리의 시합”이라며 “중계나 리그 대진, 관전모드 등을 배틀넷 안에서 정식으로 지원하는 소규모로 게임대회 시스템을 정식 출시 이후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fxman@fnnews.com 백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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