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무제한 휴대폰 통화,한국에선 그림의 떡?

권해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4.19 18:05

수정 2010.04.19 18:05

미국 최대 이동통신회사 버라이즌이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를 본격 도입하고 나서 이 서비스를 차단하고 있는 국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옥션스카이프는 “세계적인 m-VoIP 사업자 스카이프가 버라이즌과 계약을 맺고 매월 29.99달러(약 3만3500원)를 내는 버라이즌 고객에 대해 스카이프 가입자 간 무제한 무료 통화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번에 버라이즌은 3세대(3G) 이동통신망에서 스카이프 가입자 간 무제한 무료 통화를 할 수 있게 해줬다. 보통 m-VoIP는 인터넷망에서 접속할 때만 가입자 간 무료 통화를 할 수 있는데 이를 3G망으로 전면 확대한 것.

또 3G망에서 스카이프 가입자가 아닌 사람에게 전화를 걸 때 비싼 데이터요금이 아닌 음성통화 요금을 받는 전략을 택했다. 버라이즌 가입자는 매월 29.99달러로 스카이프 무료 통화와 무선인터넷을 맘껏 즐기고 일반 음성통화 요금만 더해서 내면 되는 것.

버라이즌보다 먼저 스카이프를 도입한 미국 AT&T는 음성통화·무선인터넷 통합요금제로 매월 최저 69.99달러(약 7만8200원)를 내면 스카이프를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버라이즌 등이 m-VoIP 도입에 나서는 것은 가입자도 모으고 매출도 올릴 수 있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인끼리 통화를 많이 하는 이들은 m-VoIP의 무료 통화에 매력을 느껴 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동통신사로 몰릴 수 있다. 해당 이동통신사는 스카이프 사용자에게 무선인터넷 월정액 요금을 받고 음성통화 요금은 별도로 받음으로써 매출을 보전할 수 있는 것.

옥션스카이프 배동철 스카이프사업본부장(상무)은 “버라이즌이 스카이프를 도입한 것은 영국 이동통신사 3UK가 m-VoIP로 기대 이상의 월평균 가입자당 매출(ARPU)을 달성한 게 자극이 됐다”며 “버라이즌과 AT&T가 m-VoIP 경쟁에 나서는 등 세계 유수의 통신사들이 이번 사업모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3G 망에서 m-VoIP를 허용할지 주목된다. 국내 이통사들은 10조원 안팎의 거대 자금을 투자한 3G망을 m-VoIP로 소비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m-VoIP는 목소리를 인터넷 패킷으로 변환해 전송한다. 스카이프 등이 네트워크 구축에 돈 한 푼 보태지 않은 가운데 m-VoIP 가입자 간 무료 통화량이 늘면 이통사 음성통화 수익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 것도 주저하게 만드는 한 요인이다.


국내 이통사 관계자는 “버라이즌, AT&T의 m-VoIP 모델은 음성·데이터를 합쳐 월 60달러(약 6만7000원) 이상 받는 것이어서 국내 이통사들이 추구하는 휴대폰 요금인하 모델로는 적절하지 않다”며 “올해 초 AT&T가 무제한 데이터용량을 제공하면서 음성통화가 막히는 재앙을 겪은 적이 있는데 m-VoIP 역시 3G망의 안정성을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에 도입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postman@fnnews.com 권해주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