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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툭하면 버전 ‘업’ 소비자 혼란 ‘업’

홍석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6.06 18:10

수정 2010.06.06 18:10

구글이 개방형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로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안드로이드가 출시된지 2년 만에 무려 일곱번이나 버전을 바꾸면서 휴대폰 제조업체와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또 지나치게 잦은 버전 변경 때문에 소비자 혼란이 가중됨은 물론 스마트폰의 OS를 업그레이드할 경우 기존 버전에서 내려받은 애플리케이션을 쓸 수 없게 되는 일도 생겨 소비자 불만도 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 2008년 9월 안드로이드를 시장에 처음 선보인 뒤 올 5월까지 1년10개월여 만에 버전을 여섯번이나 바꿨다. 또 올 4·4분기에 다시 한번 새 버전을 내놓겠다고 예고해 놓은 상태다. 지난 5월에 선보인 버전이 2.2로 ‘프로요’라는 별칭으로 불리는데 기존 안드로이드 2.1버전 ‘에클레어’가 발표된 지 불과 6개월 만이고 앞으로도 6개월 안에 새 버전이 선보인다는 것이다.

안드로이드의 잦은 버전 변경 때문에 휴대폰 제조회사들은 죽을 맛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안드로이드 새 버전이 발표되면 이를 휴대폰에 탑재하는 데까지 통상 6개월 정도가 걸리는데 지금까지는 최신 안드로이드 버전으로 제품을 개발하는 동안 구글이 새 안드로이드 버전을 발표하는 일이 대부분이어서 개발자들이 애를 먹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옵티머스Q’ ‘시리우스’ 등 국산 안드로이드폰들이 시장에 출시되기도 전에 새 안드로이드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를 해야 하는지 먼저 고민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도 안드로이드 업그레이드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부담을 느끼긴 마찬가지. 기존 안드로이드 1.5와 1.6버전에서 사용하던 애플리케이션의 상당수는 2.0버전과 2.1버전에서 작동되지 않는다. 버전이 업그레이드될 때마다 개발자들은 기존 소프트웨어를 새 버전에 맞게 수정해야 하는데 이게 과도한 부담이라는 것.

정보기술(IT) 업계 일각에서는 구글의 잦은 안드로이드 버전 변경이 마케팅전략 때문이라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전문가는 “새 버전이 출시될 때마다 세계의 언론들이 기사를 쏟아내면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새 OS라도 발전된 기능을 찾아 홍보를 하는 셈이 돼 소비자에게 구글의 혁신적 이미지를 홍보하는 셈이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드로이드의 잦은 버전 변경에 대한 문제점을 구글도 모르는 것은 아니다. 안드로이드의 창시자인 구글의 앤디 루빈 부사장은 최근 한 언론 인터부에서 “안드로이드가 안착되면 업데이트 주기를 1년에 한번꼴로 줄이겠다”고 말했다.그는 “안드로이드 1.0버전은 0.8 정도의 수준에 불과하다”며 “휴가시즌을 앞두고 시장 상황에 맞추기 위해 일찍 출시한 감이 있다”고 말했다.
안드로이드를 초기에 완벽하게 내놓지 못해 버전 변경이 잦다는 것은 인정한 것.

결국 구글이 ‘개방성’을 무기로 OS 확대전략을 펴고 있지만 ‘업그레이드 피로감’을 호소하는 시장의 지적을 모르쇠로 일관할 경우 제조사는 물론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소비자로부터 외면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새 버전에 적응할 만하면 새로운 버전이 나온다.
애플리케이션 개발자와 제조사, 소비자까지 결과적으로 모두 피해를 입고 있는 셈”이라며 “마땅한 대응책이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안드로이드를 선택했지만 분명 개선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hong@fnnews.com 홍석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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