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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바이오시밀러 ‘송도’로 가나

이세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6.14 22:55

수정 2010.06.14 22:55

삼성전자가 차세대 성장동력인 동등생물의약품(바이오시밀러) 사업지로 인천 송도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바이오시밀러 관련 사업계획, 투자 규모 등을 설명했다.

브리핑은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관장하고 있는 식약청이 삼성전자에 사업설명을 요청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식약청이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충북 오송에서 하는 것이 어떠냐”고 묻자 삼성전자 관계자는 “해외사업장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항공과 해운 관련 접근성이 용이한 곳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식약청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인천공항과 인천항이 가까이 있는 인천 송도를 바이오시밀러 사업지로 검토하고 있지만 오송이나 세종이 입주를 바라는 정부의 눈치 때문에 발표를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지난 1월 삼성전자를 비롯한 계열사가 세종시에 태양전지와 연료전지, 바이오헬스케어 사업장과 콜센터 등을 입주시켜 오는 2015년까지 총 2조5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바이오시밀러 사업은 어디에 둥지를 틀지 결정을 미뤄왔었다.

삼성전자가 그동안 인천 송도에 위치한 지식경제부 산하 기관 KBCC(생물산업기술실용화센터)와 항암제 개발 등 바이오 의약품 연구 및 개발을 공동으로 진행해 왔다는 점에서도 송도 둥지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KBCC 관계자는 “기밀 사항이어서 자세한 얘긴 할 수 없지만 지난해부터 삼성이 우리와 함께 진행하고 있는 연구들이 있다”며 “이미 초기 생산과 임상시험 계획 등을 생각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KBCC와 함께 정부 과제에도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BCC 관계자는 “삼성이 우리를 선택한 이유는 초반부터 안정적이고 규모가 잡힌 선진국 수준의 시설을 원했기 때문”이라며 “국내에서 바이오시밀러 연구와 생산이 동시에 가능한 곳이 많지 않기 때문에 자체적인 공장 라인을 완비하기 전까지는 우리와 연구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가 송도에 생산시설을 확보하기 위해 현지 기업을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아무리 삼성이라지만 생산시설, 연구소, 상용화시설 등을 4∼5년 내에 자력으로 갖추는 것은 힘들고 비용도 많이 든다”며 “특히 오송이나 세종시에 둥지를 틀기 바라는 정부의 요청을 거절하기 위한 명분으로 송도에서 이미 생산시설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을 인수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적자원과 자금의 중심지인 수도권을 벗어나 정치적으로도 여권의 힘이 약해진 세종시에 시설을 세우려면 기업 입장에선 부담이 클 수 있다”며 “삼성이 바이오시밀러 사업지로 송도를 고려하고 있다는 것은 충분히 가능성 있는 얘기”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신사업추진단 고위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내용이나 계획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답변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답할 수 있는 시기가 될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seilee@fnnews.com이세경 김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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