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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옴니아2 ‘무대 뒤편으로..’

권해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7.18 18:02

수정 2010.07.18 18:02

‘아이폰 대항마’ ‘홍길동폰’ 등 이슈를 뿌리며 90만대에 이르는 출하량을 기록한 ‘옴니아 2 삼총사(T옴니아2·쇼옴니아·오즈옴니아)’가 스마트폰 위세에 밀려 무대 뒤편으로 사라져가고 있다.

18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옴니아2는 스마트폰에 밀리면서 수요가 급격히 줄어 공급이 사실상 중단될 위기에 처하게 됐다. SK텔레콤, LG U+는 ‘T옴니아2’,‘오즈옴니아’를 더 이상 공급받지 않고 있고 KT 역시 최근 ‘쇼옴니아’를 공급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주문 물량이 뚝 끊긴 이동통신사와 일선 대리점들은 옴니아2 유통재고 물량들을 기업시장에서 판매하는 방식으로 소진하고 있다.예전 3000∼4000대씩 나갔을 때와 비교하면 판매도 급격하게 줄어든 것이다.

■‘아이폰’과 스마트폰 대중화 시대 열어

지난해 10월 말 SK텔레콤이 먼저 출시한 T옴니아2는 한 달 뒤에 나온 미국 애플의 ‘아이폰3GS’와 정면 대결구도를 형성했다.
그러나 정전식 터치스크린이 제공하는 쾌적한 사용자 환경(UI)과 애플 앱스토어의 풍부한 콘텐츠 생태계를 갖춘 아이폰3GS에 대항하는 데는 힘이 부쳤던 게 사실이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은 내비게이션, 음악서비스,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DMB) 등 프리미엄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며 아이폰과의 차별화에 나섰다. 옴니아2 ‘윈도모바일’ 운영체제(OS)의 사무프로그램과 푸시 e메일, 멀티태스킹 등은 기업의 모바일 오피스용으로 옴니아2가 활약할 수 있는 토양이 되기도 했다.

옴니아2는 지금까지 SK텔레콤이 57만대를 판매한 것을 비롯해 국내에서 80만대 이상 팔린 아이폰3GS와 대등한 판매량을 달성했다.

최근 삼성전자는 성능과 UI, 편의성 등에서 아이폰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스마트폰 ‘갤럭시S’를 내놨다. 아이폰을 비롯한 외산폰들의 국내 시장 ‘싹쓸이’를 막고 갤럭시S가 나오기까지 시간을 벌어준 것도 옴니아2의 성과로 꼽힌다.

■멀어진 삼성-KT 관계… 사후지원 말썽도

옴니아2 출시 후 ‘그림자’도 길게 드리워졌다. 스마트폰에 조예가 깊은 소비자들은 아이폰에 비해 편의성이 뒤지는 옴니아2에 집중 포화를 날렸다. 차세대 스마트폰 시장에서 곤경에 빠진 삼성전자와 아이폰을 들여온 KT. 양사 관계는 급격히 멀어져 아직 회복이 안 되고 있다.

세계 최초로 3세대(3G) 이동통신망(WCDMA), 무선랜(Wi-Fi), 와이브로(Wibro)를 탑재한 ‘3W폰’ 쇼옴니아는 별칭조차 제대로 알리지 못한 채 모델명(‘SPH-M8400’)으로 팔리는 설움을 겪기도 했다. 급기야 이석채 KT 회장이 지난 4월 쇼옴니아를 ‘홍길동폰’이라 부르며 삼성전자를 원망하기에 이르렀다.


T옴니아2는 지난 2월 말, 쇼옴니아는 이보다 한참 늦은 지난 5월 중순에서야 출시 당시 윈도모바일 6.1이던 OS를 6.5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등 사후지원이 원만하지 못했던 점도 옴니아2가 남긴 오점이다.

올해 말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모바일7’ OS를 내놓으면서 결국 옴니아2도 출시 1년을 전후해 단종 수순에 들어갈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옴니아2는 스마트폰 대중화에 기여하면서 한 시대를 풍미한 제품”이라며 “아직 기업시장을 중심으로 수요가 있어 생산을 계속하는 한편, 옴니아2 사용자에 대한 사후서비스(AS) 역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postman@fnnews.com권해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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