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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랜 AP 난개발’ 속터지는 스마트폰

이구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7.22 17:41

수정 2010.07.22 17:41

직장인 장모씨(36)는 최근 서울 강남역 주변이나 서울시청앞 광장 등 무선랜(Wi-Fi)이 잘 갖춰진 지역에서도 무선 접속에 애를 먹은 바 있다. 무선랜 속도가 느려 인터넷을 제대로 쓸 수 없는 일은 다반사다. 평소 스마트폰으로 무선랜에 접속해 외근 중 회사의 중요한 e메일을 읽거나 급한 업무를 처리해 왔던 장씨는 무선랜 접속지점(학스팟)이 늘어나고 있는 요즘 오히려 무선랜 사용이 더 불편해졌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비단 장씨만의 일이 아니라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한 번쯤은 무선랜 난개발로 인한 애로를 겪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대중화와 함께 무선랜 투자가 급속히 늘면서 접속장치(AP)가 집중된 지역에서 무선랜 속도가 급속히 떨어지는 무선랜 난개발의 문제점이 심각하게 드러나고 있다.

지난 6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당시 응원인파가 몰려든 서울시청앞 광장은 순간적으로 150여개 무선랜이 검색됐다.
통신업계 한 전문가는 "무선랜 AP가 집중 설치된 지역에서는 AP간에 주파수 간섭이 생겨 무선랜 속도가 급속히 낮아진다"며 "월드컵 당시 서울시청앞 광장에서는 최저 30KB 이하로 무선랜 속도가 낮아져 당시 여러 사용자가 인터넷 불통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무선랜은 집안에서 쓰는 유선인터넷과 비슷한 최대 100KB 속도로 무선인터넷을 쓸 수 있어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 때문에 통신업체는 물론 정부까지 나서 무선랜 투자를 독려하고 있는데 무선랜의 인기가 난개발을 불러 오히려 무선랜의 품질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KT, SK텔레콤, LG U+등 통신업체들은 올 연말까지 6만6000여 곳의 무선랜 핫스팟을 구축할 계획이다. 통신업체들이 노리는 핫스팟 지역은 대부분 대도시 중심가로 중복돼 있어 난개발의 원인이 되고 있다. 게다가 통신업체들이 노리는 시내 중심가는 주요 기업들도 몰려 있는데 기업의 사내 무선랜 전파가 외부로 차단되지 않아 통신업체 무선랜 주파수와 중복되면서 난개발의 역효과를 증폭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무선랜 난개발을 막을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중재장치가 시급히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무선랜용 주파수는 정부의 허가 없이 누구라도 산업·학술·의료용으로 쓸 수 있는 대역이어서 무선랜을 설치하고 싶은 기업이나 사람은 누구나 AP 장치를 구입해 설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지금은 무선랜AP 설치에 대한 조정장치가 전무한 실정이다.


통신업계 무선랜 담당자들은 "무선랜 난개발이 방치되면 통신업체들의 중복 투자와 난개발로 사용자들의 불편이 확산될 것"이라며 "무선랜 핫스팟 지점에 일정 숫자 이상의 AP가 설치되고 나면 방송통신위원회 같은 정부기관이 주변지역으로 무선랜 설치를 우회하는 등 중재장치를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cafe9@fnnews.com이구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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