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컴퓨팅

다음 ‘값비싼 학습비용’.. 라이코스 매각

안대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8.16 18:16

수정 2010.08.16 18:16

다음이 자회사인 미국 검색 포털 ‘라이코스’를 미국 정보기술(IT) 업체에 매각했다. 다음이 지난 2006년부터 진행해온 해외 법인 매각 작업이 모두 마무리된 셈이다. 그러나 업계에선 포털사들이 그동안 공격적인 해외 개척을 통해 상당한 ‘학습 비용’을 지불해온 만큼 앞으로 해외진출에 좀 더 신중해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다음은 16일 미국 라이코스를 미국 IT 서비스업체인 와이브랜트(Ybrant Media Acquisition Inc.)에 3600만달러(약 426억원)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매각 대상은 라이코스의 웹사이트를 비롯해 검색, 게임(게임스빌), 에이절파이어, 트라이포드 등 라이코스의 모든 소유권이다. 다음은 국내 포털업계 1위를 수성하고 있던 지난 2004년, 미국내 포털사 7위 업체인 라이코스를 9500만달러에 100% 인수했다.
그러나 미국내 실적 저조와 거액의 인수 후유증에 시달려온 다음은 지난 2005년부터 라이코스내 사업부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남녀 만남 서비스인 매치메이커를 55만달러에 팔았고, 금융솔루션 서비스인 쿼트닷컴도 3000만달러에 매각했다. 뉴스사이트 와이어드닷컴도 2500만달러에 팔았다. 지난해에는 일본, 중국 법인도 매각했다.

이번에 라이코스 매각을 마무리하면서 다음 측은 총 매각금액이 당초 인수금액과 유사한 수준에서 형성됐지만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으레 발생되는 ‘매각 차익’이 전혀 없어 상당한 학습비용을 지불하게 된 셈이 됐다.

다음 이병선 기업커뮤니션본부장은 “2004년 미국 시장 진출 시 한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카페와 e메일 서비스가 세계시장에서 통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언어와 문화의 벽을 넘지 못하고, 생각만큼 시너지 효과가 없었다”고 분석했다.

이 본부장은 “상당한 학습비용을 지불하게 됐다”면서도 “핵심서비스에서 시너지를 살려, 향후 M&A나 신성장 동력분야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향후 검색, 모바일, 위치기반서비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한편 NHN, SK커뮤니케이션즈 등 포털사들도 해외진출 초기에 상당한 학습비용을 지불한 경험이 있다.
SK컴즈는 세계최초 SNS격인 ‘싸이월드’ 서비스를 지난 1999년 오픈한 후 순식간에 25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해 세계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지난 2008년엔 유럽법인이 철수했고, 지난해에는 미국, 대만 법인 철수하는 등 연거푸 고배를 마셨다.
NHN 역시 올 상반기에도 중국과 미국 법인이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powerzanic@fnnews.com안대규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