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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정액요금 ‘거품’.. 절반도 안써

이구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10.13 17:33

수정 2010.10.13 17:33

매월 정액요금으로 일정량의 무선인터넷을 구입해 쓰고 있는 대부분의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무선인터넷의 절반도 사용하지 않은 채 고스란히 남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동통신사들이 제공하는 정액요금제의 거품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 사용할 만큼만을 감안해 무선인터넷 용량을 제공할 경우 월 3만5000∼8만원까지 정해진 무선인터넷 정액요금을 보다 더 낮춰 거품을 걷어낼수 있다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다.

13일 방송통신위원회가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말 현재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월평균 200메가바이트(MB)가량 무선인터넷을 쓰고 있어 정액요금에 포함된 500MB 이상 무선인터넷 용량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의 월 4만5000원짜리 ‘올인원45’요금제는 500MB의 무선인터넷이 제공되지만 ‘올인원45’ 가입자들의 한 달 평균 무선인터넷 사용량은 144MB에 그쳐 356MB는 고스란히 날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KT가 월 6만5000원을 받고 1GB의 무선인터넷을 제공하는 ‘i미디엄’요금제 사용자들도 한 달 평균 423MB만 무선인터넷을 사용하고 절반이 넘는 577MB를 다음 달로 이월하지만 이 또한 누적분이 증가해 허공으로 날리고 있는 실정이다. LG U+의 4만5000원짜리 1GB 무선인터넷 요금인 ‘오즈스마트 45’사용자들도 한 달 평균 무선인터넷 사용량이 176MB에 그쳐 무려 824MB는 쓰지도 못한 채 남기는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스마트폰 정액요금제 가입자들은 매월 무선인터넷으로 분류된 요금의 50% 이상은 쓰지도 않은 채 이동통신 회사에 꼬박꼬박 납부하고 있는 셈이다.

스마트폰 정액요금에는 한 달 동안 쓸 수 있는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 무선인터넷 사용량이 모두 포함돼 있는데 대부분 정액요금제는 기존 일반 휴대폰에서 쓰던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 사용량을 그대로 쓴다고 가정할 때 월 2만∼3만원가량 요금을 더 내도록 설계돼 있다.

단순히 계산하면 2만∼3만원가량이 무선인터넷 사용요금으로 계산되는 셈인 것이다.
이동통신회사들이 실제 소비자가 사용하는 무선인터넷보다 많은 양을 포함시켜 요금을 설계해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요금 부담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차라리 기본으로 제공하는 무선인터넷 용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대신 정액요금을 1만원이라도 낮추면 스마트폰 사용자의 경제적 부담을 줄일 뿐 아니라 요금 때문에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없는 고객에게도 혜택이 돌아가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인터넷 게시판등에 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동통신 업계는 “아직 스마트폰 활용이 초기여서 무선인터넷 사용량이 남는 경우가 있지만 무선인터넷 사용을 활성화한다는 정책취지에 맞춰 정액제에 무선인터넷 제공 용량을 충분히 포함시키고 있다”며 “정액요금에 포함된 무선인터넷 용량은 일반 무선인터넷 요금에 비해 80∼90%가량 할인된 금액이어서 소비자들에게 요금부담을 주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cafe9@fnnews.com이구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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