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폐경 증상’ 겁내기보단 조기 치료를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11.05 18:27

수정 2010.11.05 18:27

11월은 폐경의 달이다. 최근에는 의학의 발달과 평균 수명 연장이 연장돼 폐경 후에도 30여년을 더 살아야 한다. 이 때문에 폐경이 시작되는 '폐경 이행기'를 어떻게 맞이하느냐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대한산부인과학회는 5일 "폐경 이행기를 맞고 있는 여성들은 다양하게 나타나는 폐경 증상에 대한치료법과 정신적 안정을 찾는 대응법 등을 사전에 알아두는 것이 필요하다"며 "대부분 60세 이후 늦은 나이에 치료를 시작하는 사람이나 건강하지 못한 사람들에게서 부작용이 높게 나타나기 때문에 폐경 이행기에 조기 호르몬 치료를 시작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폐경 이행기란

폐경 이행기는 월경이 완전히 없어지는 '폐경'으로 진행되는 시기를 말한다. 개인에 따라 다르지만 산부인과학 보고서에 따르면 이행기 초기 증상으로는 규칙적이던 월경 주기가 불규칙적이 된다.
그러다 두 번 이상 월경이 건너뛰면서 월경간의 간격이 60일 이상이 되면 이행기 후기 증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경우 최소 2.6∼3.3년이면 폐경된다. 또 45세 이상의 여성이 1년간 무월경이었다면 폐경이 될 확률은 90%라고 한다.

폐경 이행기에 나타나는 흔한 증상으로는 비정상적인 자궁출혈이나 얼굴이 뜨거워지고 붉어지는 '열성 홍조', 우울감, 수면장애, 비뇨생식기 위축 등이다.

폐경 이행기 여성에서 비정상적인 자궁출혈은 흔하게 나타난다. 열성홍조는 폐경 이행기 호르몬 변화로 인해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이다. 이행기 전이나 시작할 때 이미 약 39% 정도 증상이 나타나며 후기에는 63%에서 발생한다.

우울증도 높게 나타난다. 과거에 우울증세가 없었던 폐경 전의 여성들을 상대로 8년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폐경 이행기 때 우울증의 진단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면장애도 폐경기 여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행기 초기에 32∼40%, 후기에는 38∼46%의 빈도로 나타났다.

폐경기에는 여성 호르몬의 결핍으로 질의 위축이 일어나 질 건조감이나 가려움, 성교통증 등도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다.

■어떻게 치료하나

치료법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이 호르몬 요법이다. 그동안 호르몬 요법에 대해 여러 가지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현재까지 나온 세계 각국의 폐경 여성의 호르몬 요법 가이드라인을 보면 "심혈관계 질환이나 유방암, 정맥 혈전 색전증 등 위험요소가 없는 폐경 이행기 여성에게는 낮은 용량의 호르몬을 단기간 사용하는 것은 권할 만하다"고 공통적으로 조언하고 있다.

폐경 이행기에 사용되는 호르몬 요법으로는 저용량 경구피임약, 폐경 후 호르몬 요법 등이 있다.

저용량 경구피임약은 흡연을 하지 않는 폐경 이행기 여성 중 자궁출혈이 있는 경우 사용된다. 먹는 경구피임약에는 표준 용량 호르몬 요법보다 높은 에스트로겐 및 프로게스틴이 있어 시상하부-뇌하수체-난소축을 억제해 피임 효과와 더불어 출혈이 억제될 뿐 아니라 폐경 증상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단, 흡연이나 고혈압, 당뇨, 편두통과 같은 심혈관계 위험성이 있는 여성은 사용하면 안 된다. 비만한 폐경기 여성도 정맥 혈전색전증의 위험성이 그렇지 않은 폐경기 여성에 비해 2배 이상 높으므로 피해야 한다.

폐경 후 사용되는 호르몬 요법은 여성호르몬을 보충해주는 치료법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폐경기 부족한 여성호르몬을 보충해주기 때문에 폐경기 증상을 전반적으로 호전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특히 혈관 운동성 증상에 가장 효과적이어 열성 홍조의 빈도와 강도를 감소시킨다. 또 우울감 조절은 물론 비뇨생식기 위축 증상에도 효과적을 작용한다.

폐경 이행기 때에는 호르몬 요법을 통한 치료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안정을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이 시기는 갑작스러운 폐경으로 인해 심리적인 박탈감이 크다. 폐경이 시작되면 여성으로서의 자아를 잃어간다는 상실감에서 빠져 신체뿐 아니라 정신적 변화도 겪게 된다. 때문에 심리적 불안이 커지고 불안감과 의욕 저하, 심한 경우는 우울증이 나타난다.

또 폐경 이행기에 흔히 나타나는 열성 홍조증이나 우울감은 규칙적인 운동으로 어느 정도 감소시킬 수 있다.
수영, 에어로빅과 같은 유산소 운동은 기분을 상승시켜 긴장을 줄여 줌으로써 불안감과 우울증을 해소해 도움이 되므로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식물성분을 재료로한 건강기능식품이나 일반의약품도 출시되고 있다.
내츄럴엔도텍은 최근 한약재 백수오를 추출한 원료로 건강기능식품을 평가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NDI 승인을 받아 국내 출시도 앞두고 있다.

/pompom@fnnews.com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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