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도 과학자들이 반수소를 생성한 적은 있었다.하지만 생성되자마자 물질과 충돌해 소멸했기 때문에 세세한 분석이나 연구를 하기 어려웠다.
이번 실험을 주도한 CERN 알파(ALPHA) 연구팀은 38개의 반수소 원자를 생성하고 약 172밀리초(ms·0.172초) 동안 포착하는데 성공했다. 172ms는 매우 짧은 시간으로 보이지만 미세한 입자연구에선 상당한 양의 정보와 분석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다.
반수소를 생성하기 위해 연구팀은 자기장으로 둘러싸인 ‘덫’ 안에서 냉각돼 응축된 구름형태의 반양성자 1000만개와 양전자 7억개를 섞었다.
이번 실험결과는 반물질에 대한 이해를 돕고 약 140억년 전 빅뱅의 순간 이후 우리 우주에서 거의 소멸한 반물질의 비밀을 밝히는 기반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빅뱅 이론에 따르면 우리 우주가 최초로 탄생할 당시엔 동일한 수의 물질과 반물질이 동시에 생성됐으며 따라서 모든 물질과 반물질이 서로 충돌하면서 소멸했을 수도 있다. 왜 반물질은 거의 사라지고 물질은 남아 우주를 만들었는지는 아직까지 의문이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미국 버클리대학 조엘 파한스 교수는 “이제 곧 반수소의 성질을 면밀히 분석할 수 있는 날이 다가왔다”며 “이로써 우주의 근원적 비밀을 이해하는데 다가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실험은 반수소도 기존 물질과 동일한 물리법칙을 따르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kueigo@fnnews.com김태호기자
■사진설명=수소(왼쪽)와 수소의 반물질 '짝'인 반수소. (+) 전하의 양성자 주변을 (-) 전하의 전자가 돌고 있는 수소와는 반대로 반수소에서는 양전자(+)가 반양성자(-) 주변을 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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