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CERN,세계 최초 반물질 원자 포착

김태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11.18 18:20

수정 2010.11.18 18:20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물리학자들이 지난 17일(현지시간) 세계 최초로 반수소 형태의 반물질 원자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반수소는 말 그대로 수소의 반물질 형태로 전자와 양성자 대신 양전자와 반양성자를 지닌 반물질이다.

과거에도 과학자들이 반수소를 생성한 적은 있었다.하지만 생성되자마자 물질과 충돌해 소멸했기 때문에 세세한 분석이나 연구를 하기 어려웠다.

이번 실험을 주도한 CERN 알파(ALPHA) 연구팀은 38개의 반수소 원자를 생성하고 약 172밀리초(ms·0.172초) 동안 포착하는데 성공했다. 172ms는 매우 짧은 시간으로 보이지만 미세한 입자연구에선 상당한 양의 정보와 분석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다.


반수소를 생성하기 위해 연구팀은 자기장으로 둘러싸인 ‘덫’ 안에서 냉각돼 응축된 구름형태의 반양성자 1000만개와 양전자 7억개를 섞었다.

이번 실험결과는 반물질에 대한 이해를 돕고 약 140억년 전 빅뱅의 순간 이후 우리 우주에서 거의 소멸한 반물질의 비밀을 밝히는 기반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빅뱅 이론에 따르면 우리 우주가 최초로 탄생할 당시엔 동일한 수의 물질과 반물질이 동시에 생성됐으며 따라서 모든 물질과 반물질이 서로 충돌하면서 소멸했을 수도 있다. 왜 반물질은 거의 사라지고 물질은 남아 우주를 만들었는지는 아직까지 의문이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미국 버클리대학 조엘 파한스 교수는 “이제 곧 반수소의 성질을 면밀히 분석할 수 있는 날이 다가왔다”며 “이로써 우주의 근원적 비밀을 이해하는데 다가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실험은 반수소도 기존 물질과 동일한 물리법칙을 따르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kueigo@fnnews.com김태호기자

■사진설명=수소(왼쪽)와 수소의 반물질 '짝'인 반수소. (+) 전하의 양성자 주변을 (-) 전하의 전자가 돌고 있는 수소와는 반대로 반수소에서는 양전자(+)가 반양성자(-) 주변을 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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