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우리나라 신선계란은 안전한가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12.17 16:59

수정 2010.12.17 16:59

지난 여름 미국에서 살모넬라균에 오염된 계란으로 인해 2000여명의 식중독 환자가 발생하고 5억개 이상 계란이 회수되면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신선계란은 살모넨라균으로부터 안전할까.

농림수산식품부는 당시 "국내 계란에서 살모넬라균이 검출되지 않았다"며 "외국산 신선계란(날계란)은 수입되지 않으며 미국산 계란 가공품은 전량 살모넬라균과 대장균 검사를 실시하므로 안전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국식품안전연구원은 17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미디어워크숍을 통해 신선계란의 안전성에 대해 짚어봤다.

■살모넬라 감염증 꾸준히 증가

살모넬라 감염증은 미국과 유럽에서 발생 빈도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고려대 의대 손장욱 교수는 "2007년 급성설사 환자의 대변에서 분리된 세균은 병원성 대장균이 53.3%로 가장 흔했고 살모넬라균은 8.3%로 3위였으나 2009년에는 살모넬라균이 42%로 1위를 차지했다"며 "항생제 내성률도 60%에서 76.1%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살모넬라종은 장염을 일으키는 장티푸스균, 파라티푸스균, 살모넬라균으로 나눌 수 있다.


국내에서 위장관염을 일으키는 주된 살모넬라균은 에스 타이피무리움(S.Typhimurium·ST)과 에스 엔터라이티디스(S.Enteritidis·SE)다. 살모넬라균 중 SE가 53%, ST가 19.3%로 주로 SE가 주된 균이다.

■왜 계란에 살모넬라균 발생하나

살모넬라균은 소고기·닭·돼지·우유 등 동물 관련 식품에서 발견된다. 또 우유나 계란이 들어간 초콜릿이나 빵에서도 나올 수 있다. 이외에도 주스, 야채, 너트류에서도 나올 수 있다.

계란은 난관을 지나 닭의 분변이 나오는 총배설강을 통과하면서 밖으로 배출된다. 이 때문에 계란은 닭의 분변 미생물에 쉽게 오염이 될 수 있다. 다행히 계란 안에 난각·난백·난황막 등 살균 지역이 있어 세균이 쉽게 감염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를 뚫고 노른자인 난황에 이르면 균이 빠르게 증식된다.

특히 계란은 유통 과정에서 상온에 보관하기 때문에 균에 오염되면 빠르게 증식될 수 있다.

건국대 수의대 서건호 교수는 "미국은 살모넬라균인 SE로 인해 2010년 5∼10월 1813명의 환자가 발생했다"며 "이 때문에 2001년 6월부터 계란의 냉장유통 제도를 도입했고 올해 7월에는 5만수 이상 규모 산란계 양계장의 살모넬라균 검사를 의무화하는 등 계란 안전성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농림수산식품부도 올해 3월 계란제품 위생관리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계란포장·표시 의무화, 사료·산란계 살모넬라 검사 및 불검출 기준 적용 등이다. 하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비교하면 SE검사 의무와 SE관리 전담요원 채용 의무 등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다.

■계란 반드시 익혀먹어야

미국 통계에 따르면 계란 2만개 중 1개(0.005%)가량에서 살모넬라균이 오염된다. 미국의 경우 연간 7000억개, 우리나라는 130억개 이상의 계란이 생산된다.


한국소비자원 시험검사국식품미생물팀 정윤희 팀장은 "2010년 소비자들의 불만 사례를 보면 계란이 차지하는 비율이 0.58%(33건)에 불과하다"며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미국처럼 대단위 검사를 실시하지 못해 얼마나 오염됐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에서 1998년, 2004년 100여개의 계란에 대해 살모넬라균 시험을 한 결과 검출되지 않았다.


정 팀장은 "우리나라에서 계란에 의한 식중독 사고율이 높지 않은 것은 미국과 달리 계란찜 등 열을 많이 가하는 계란 조리법의 특성 때문"이라며 "정부에서도 소비자에게 안전하게 계란을 취급하는 요령을 홍보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pompom@fnnews.com정명진 의학전문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