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일부 제약사,일반약 슈퍼 판매 ‘준비’

허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2.01 16:25

수정 2011.02.01 16:24

발 빠른 일부 제약사가 일반약의 슈퍼 판매를 준비하고 나섰다. 다른 업체들도 경쟁사의 동향을 주시하면서 눈치를 살피고 있다.

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일부 대형 제약사는 일반약 슈퍼 판매에 대응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내부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움직임은 탄탄한 유통망을 갖춘 대형 제약사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내부 보안에 신경을 쓴다는 게 제약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A제약사 관계자는 “일부 대형 제약사들이 ‘일반약 슈퍼 판매 대응팀’을 구성해 시장조사를 하는 움직임이 있다”며 “주고객인 약사들이 결사 반대하는 데다 의사들도 의견이 엇갈려 공개적인 행동은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슈퍼 판매가 허용될 경우 자본력과 유통망을 갖춘 대형 제약사들에 훨씬 유리하다”며 “건강기능식품, 드링크, 여성용 제품 등을 앞세워 소비자 인지도를 키워온 회사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업체들은 공개적인 행동을 자제하면서도 경쟁사 동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B제약사 관계자는 “판매채널이 확대되면 매출이 늘어날 수 있지만 거래처 관리비용과 가격경쟁이 가중돼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다”며 “슈퍼 판매에 관심은 있지만 일단 다른 회사들의 동향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의사들의 엇갈린 반응도 제약사들엔 부담이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안전성이 입증된 일반의약품의 약국 외 판매를 허용해 국민의 가정상비약 구매 편의성을 제고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하지만 일선 의료현장에서는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소아과 전문의 이모씨(33)는 “자살을 의도한 사람이 여러 약국을 돌며 수면제를 구입할 경우 전산처방시스템으로 구매한 약의 종류와 양을 파악할 수 있지만 슈퍼를 이용할 경우 일일이 파악하기 어렵다. 약물 오남용이 가장 걱정된다”고 말했다.


내과 전문의 김모씨(34)도 “처음엔 비교적 안전한 약부터 시작하겠지만 앞으로 어떤 약까지 슈퍼에서 팔지, 안전성 문제는 어떻게 처벌할지 논란이 많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pado@fnnews.com허현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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