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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추적] 글로벌 소셜커머스 ‘그루폰’ 한국시장에선?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3.24 16:57

수정 2014.11.07 00:08

글로벌 소셜커머스 '공룡' 그루폰이 한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루폰은 국내 시장에서 사업을 시작한 지난 14일 이후 열흘이 지났지만 당초 예상과 달리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해 고민에 빠졌다.

24일 소셜커머스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으로 그루폰코리아는 쿠팡, 위메이크프라이스(위메프), 티켓몬스터 등에 이은 4위로, 경쟁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성적을 뛰어넘지 못했다.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판매실적을 보면 차이는 더욱 명확하게 드러나는데 티켓몬스터, 쿠팡 등에 이어 4위를 기록한 그루폰코리아의 판매실적은 3억여원으로 티켓몬스터 27억∼28억원, 쿠팡 10억여원과도 큰 차이를 보였다.

이는 글로벌 소셜커머스 1위 업체인 그루폰이 그동안 글로벌 무대에서 쌓은 노하우 등 막강한 경쟁력으로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을 뒤흔들 것이라던 예상을 크게 빗나가는 것이다. 특히 시장 진입 초기로 회원 수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지나치게 초라한 성적표라는 것이 업계 평가다.


일단 그루폰의 고전은 회원 수의 절대적 부족, 영업력 차이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지난 14일 판매를 시작할 당시 회원 수는 6만여명으로 100만명에 가까운 회원을 보유한 티켓몬스터, 쿠팡 등 기존 소셜커머스 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제품이 기대만큼 팔리려면 판매지역별로 최소 6만여명의 회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6곳에서 서비스를 진행 중인 그루폰코리아가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두려면 먼저 최소 24만명의 회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24곳에서 서비스를 진행 중인 티켓몬스터는 회원 수가 100만여명을 넘어서면서 탄탄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티켓몬스터는 하루 3억∼8억원 정도의 매출을 꾸준히 올리며 올 1월 100억원에 이어 2월에도 86억원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여기에 소셜커머스 시장 규모가 비약적으로 커졌다는 것도 또 다른 이유다. 티켓몬스터 등이 사업을 시작한 시점의 소셜커머스 시장 규모는 500억원대였지만 올해 말쯤 5000억∼8000억원대로 1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경쟁업체 수가 많아졌고 경쟁도 그만큼 치열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판매제품 선정의 중요도도 날로 커지고 있지만 이제 막 시장에 진입한 그루폰은 영업력이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루폰코리아는 서비스 시작 첫날 위즈위드의 5만원권 상품권을 판매했지만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 외에도 레드힐스의 맞춤미팅·미팅파티, 윤당아트홀 연극 청혼 등의 상당수 상품이 판매 성사를 위한 일정 수준의 구매자를 확보하지 못해 거래가 무산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진입 초기이고 국내 시장의 특성 등을 고려하더라도 그루폰의 브랜드 파워를 고려한다면 성적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이미 경쟁이 치열한 소셜커머스 시장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으려면 상품 선정부터 마케팅, 기타 서비스 등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yjjoe@fnnews.com조윤주기자

■사진설명=그루폰코리아는 지난 14일 국내 시장에 공식 진출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루폰코리아의 황희승 대표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안에 국내 상위권의 소셜커머스 기업으로 자리 잡을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왼쪽부터 그루폰 인터내셔널의 맷 재피로브스키 부사장, 황희승 그루폰코리아 대표이사, 하동구 그루폰코리아 부사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질문 내용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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