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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3) 이진수 포도트리 대표 “5월 큐브독 3D 앱 출시”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5.01 21:57

수정 2014.11.06 20:03

"이제 2회 초, 경기 시작 초반이다."

최근 바람을 타고 있는 모바일 벤처 시장에 대해 포도트리 이진수 대표는 이렇게 평가했다. 야구경기로 본다면 2회초, 경기 시작이라는 말이다.

모바일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 콘텐츠로 모바일 벤처 사업에 뛰어든 포도트리 이 대표는 지난 12년간 프리챌 마케팅·기획팀장·사업부장, NHN 글로벌마케팅 그룹장, 네이버 마케팅 센터장, 해외사업기획 그룹장 등을 거치며 정보기술(IT) 시장에서 잔뼈가 굵었다. 포도트리 설립 직전에는 커뮤니케이션 앱 카카오톡으로 유명한 카카오의 부사장을 맡기도 했다.

그는 NHN 창업자이자 현 카카오 이사회 김범수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등이 '벤처 1세대'였다면 모바일 벤처에 도전하는 이들을 '벤처 2세대'로 규정했다.
이 대표는 이들 '벤처 2세대'의 선두그룹으로 볼 수 있다.

■"모바일 벤처, 전망 밝다"

1일 서울 역삼동 포도트리 사무실에서 만난 이 대표는 최근 모바일 벤처 시장을 "짜릿할 정도로 매력적"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애플이 문을 열고 구글이 판을 키운 모바일 시장에 많은 사업자가 뛰어들면서 이른바 'IT벤처 열풍'과 비교되고 있다"며 "그러나 사업 환경 자체가 그때와 다르다"고 강조했다. 회원 1인당 1만원으로 계산해 기업 가치를 따지던 당시를 '서부개척 시대'로 본다면 수익모델, 유통, 비즈니스 모델이 어느 정도 완성돼 출범하는 모바일 벤처는 시장 환경 자체가 다르다는 의미다.

그만큼 성공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경쟁도 치열하다. 그러나 이 대표는 경쟁자들이 많다고 '레드오션'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수많은 앱 모두가 사업화되지 못하는 만큼 확실한 차별점과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플랫폼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 이 대표는 "카카오가 놀라운 성과를 내고 있듯이 앞으로 몇 년에 걸쳐 넥슨, 엔씨소프트, NHN와 같은 '새로운 강자'들이 출현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마트폰, 상품·콘텐츠 실크로드 열었다"

그가 벤처 창업을 준비한 것은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글로벌 시장에서 통용될 수 있는 콘텐츠 사업에 대한 열망이 컸던 그는 프리챌, NHN에 재직하면서도 늘 머리 한 구석에는 창업의 꿈이 떠나지 않았다. 그런 그의 발목을 잡은 것은 웹상의 콘텐츠 보안의 문제였다. 웹 환경에서 불법복제 등 보안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는 이상 사업 성공은 요원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한때 포기했던 사업 구상에 다시 불이 붙은 것은 스티브 잡스의 '스마트 혁명'이 시작되면서부터다. 그는 "아이폰과 앱스토어를 접하면서 7∼8년 고민해왔던 사업 모델 고민이 한 번에 끝났다"며 "처음 애플 앱스토어에서 무료 앱을 다운받으며 너무나 짜릿했다"고 전했다.

그는 "스마트폰이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잡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봤다"며 "이는 어마어마한 상품과 콘텐츠 유통의 실크로드가 열린 것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포도트리로 글로벌 시장 재패"

글로벌 앱 개발사 '포도트리'는 이달 중 출시되는 3차원(3D) 장난감 '큐브 독'(CUBE DOG), 6월 3D 클래식 시리즈 '오즈의 마법사' 앱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 대표는 5년 내 10억건의 내려받기(다운로드)를 목표로 잡고 있다. 이를 위해 '1·10·100·1000' 비전을 당면 과제로 내세웠다. 한국과 미국, 일본 애플 앱스토어에서 부문별 1위 기록, 월매출 10억원, 연매출 100억원,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 1000억원 이상의 기업 가치를 만들어내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포도트리의 강점으로 이 대표는 '밸런스(균형)'라고 답했다. 가능성 있는 콘텐츠 구별을 위한 회사 구성원들의 '직관력',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기술력', 여러 해외 사업에서 다져진 '글로벌 마케팅 DNA', 콘텐츠 제작을 위한 생산·조달 확보역량 등 4가지 영역에서 균형이 잡혀 있다는 것.

이 대표는 "앱을 출시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47억원의 투자금을 형성할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강점 때문으로 본다"고 말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가라"

아프리카 속담인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은 그가 날마다 되새기는 말이다. 그의 사업적 '멘토'인 카카오 김범수 의장이 그에게 던진 이 말이 이 대표의 전체적 사업 구상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날의 인터뷰도 김 의장이 그의 인맥으로 이 대표를 추천하면서 성사됐다.

이 대표는 "모바일 시장은 변화의 속도가 빠르다.
어떤 사업자도 시장보다 빨리 갈 수 없다"며 "혼자서 무엇을 계획해서 실현하기보다는 팀워크나 제휴, 협력을 통해 빠른 시간내 역량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번 '만나고 싶었습니다'는 장병규 본엔젤스 대표를 찾아간다.
장 대표는 네오위즈 창업자로 국내 벤처업계에서 '큰손'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yjjoe@fnnews.com조윤주기자

■사진설명=1편 '만나고 싶었습니다-천양현 코코네 회장·김범수 카카오 의장' 편에서 김 의장이 자신의 인맥으로 추천한 이진수 포도트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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