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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사용자 ‘탈옥’ 멈출까

홍석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6.19 17:12

수정 2011.06.19 17:12

불과 1년여 전만 해도 아이폰의 배경화면 변경, 폴더기능 등이 '탈옥(jailbreaking)'의 대표적 이유였다. 여기에 시디아(Cydia)라는 장외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 장터는 애플이 승인을 거부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무료로 등재돼 있어 아이폰 사용자들을 탈옥으로 유인했다. 그러나 1년여 뒤 애플은 금지했던 개별 통화기록 삭제 등 각종 기능을 '잠금해제'하면서 소비자들의 탈옥을 줄여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는 최근 열린 세계개발자콘퍼런스(WWDC)에서 올가을 배포 예정인 새 운영체제(OS) 'iOS5'에서 통화기록 개별 삭제 기능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타인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통화를 했던 아이폰 사용자들은 개별 통화 기록 삭제를 위해 탈옥을 해야 했다. 탈옥 아이폰 사용자들은 시디아에서 제공하는 '모바일 노티파이어(MobileNotifier)'나 '리센트콜/로그딜리트(recent call/Log Delete)'를 사용해 통화기록 개별 삭제 기능을 사용했었다.


애플은 또 'iOS5'에서 음량조절 버튼을 카메라 셔터 버튼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 기능 역시 기존에는 탈옥한 아이폰에서만 사용가능했던 기능이다. 탈옥 아이폰 사용자들은 '스냅탭(snaptap)'이라는 애플리케이션을 활용, 음량 조절 버튼을 카메라 셔터버튼으로 활용해왔다. 그런데 이 기능을 탈옥 없이 정상 OS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말하자면 애플은 시디아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각종 기능을 자사의 정식 OS에서 제공하면서 사용자들의 탈옥 유인을 하나씩 제거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최근 미국의 경제전문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애플이 모바일 운영체제를 업데이트할 때마다 탈옥폰의 기술을 적용해왔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지난해 6월 애플이 공개한 iOS4 역시 탈옥의 유인을 크게 낮추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지난 2009년 11월 처음 국내에 출시됐던 아이폰3GS의 배경화면은 모두 검정색이었다. 배경화면 바꾸기 기능을 애플이 차단한 것이다. 배경화면을 바꾸기 위해선 탈옥을 해야 했다. 폴더 기능 역시 없었다. 때문에 사용자들은 최대 10여페이지나 되는 아이콘들을 확인키 위해 이리저리 한참이나 화면을 쓸어넘겨야 했다. 그러나 이제 폴더기능, 배경화면 변경 등은 아이폰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필수 기능이 됐다.

이 밖에도 애플은 아이폰을 모뎀으로 사용, 아이패드를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는 '테더링' 기능도 막아뒀었다. 스티브 잡스는 지난해 한 인터뷰에서 "애플 제품끼리 테더링을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3월 입장을 바꿔 '모바일 핫스팟' 기능을 아이폰4 OS(iOS 4.3부터)에서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현재 아이폰4 사용자는 별도의 요금제 가입 없이 아이패드(무선랜 버전)를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그렇지만 모든 아이폰 사용자가 탈옥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여전히 인터넷 포털의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레드스노우' '루비레인' '반탈' '완탈' 등을 제목으로 건 아이폰 탈옥 관련 게시물들이 많이 올라온다.
이들은 탈옥 아이폰에서는 아이콘 배치를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할 수 있고, 아이콘의 테마를 자신이 원하는 대로 교체할 수 있으며, 개별 문자잠금 기능과 연락처에 상대의 사진을 저장할 수 있는 기능 등을 사용하고 있다.

/hong@fnnews.com홍석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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