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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한국 홀대’..소비자 부글부글

홍석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7.22 17:42

수정 2011.07.22 17:42

애플의 '한국 홀대론'이 확산되고 있다. 애플은 한국 앱스토어에 게임 카테고리를 여는 데 여전히 소극적인 자세를 취해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더구나 최근엔 자사의 직영매장 '애플 스토어' 개장국 대상에서도 한국을 제외시켰다. 애플은 최근 중국 시장에 각별한 애정을 표시하면서 한국 소비자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앱스토어 게임 카테고리 오픈과 관련, 애플은 몇 주째 "본사의 입장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말만 되풀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국회와 정부가 나서서 한국 앱스토어에 게임 카테고리가 열릴 수 있도록 현행법까지 개정했으나 애플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구글에 비해 게임 카테고리 오픈에 소극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애플이 게임 카테고리 오픈에 소극적인 이유는 우선 한국 게임 시장이 크지 않고, 다수의 애플 기기 사용자들은 이미 편법을 통해 미국 등지의 앱스토어에서 게임을 내려받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를테면 애플 입장에선 비용 대비 실익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여기에 2년 후엔 모바일 게임에 셧다운제가 적용될 가능성도 남아 있어 다시 게임 카테고리를 닫아야 할지도 모르고, 청소년 이용 불가 게임은 사전심의를 받도록 한 점도 애플이 선뜻 한국 앱스토어에 게임 카테고리를 열지 않고 있는 원인으로 분석된다.

최근엔 애플 직영매장 '애플 스토어' 개장 대상국 가운데 한국이 또 제외됐다. 애플은 올해 33곳의 '애플 스토어'를 개장한다고 밝혔지만, 한국은 대상국이 아니었다. 애플은 현재 전 세계 300곳가량의 애플 스토어를 운영 중이며, 지난해 10월에는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에 각각 1곳씩의 애플 스토어를 개장한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 추가 개장국에 중국은 포함된 반면 한국은 또 빠진 것이다. 애플은 한국에 애플 스토어를 개장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대상지가 마땅치 않다"고 밝히고 있지만, 업계는 결국 '의지의 문제'라고 판단한다. 애플의 현금 보유액은 약 80조원(762억달러)에 이른다.

애플의 '한국 홀대론'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7월 아이폰4 판매 때도 2차 발매 대상국 10여개 국가에서 한국이 빠지면서 애플이 한국을 홀대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해 9월 아이폰4가 판매된 이후엔 '물량 부족'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애플이 한국 배정 물량을 중국으로 돌렸다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아이패드2 역시 3세대(3G) 제품의 경우 물량 부족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아이패드2의 경우 중국 폭스콘사의 화재와 일본 지진 등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 근본 원인이지만 제품 배정 문제에 있어 여전히 한국은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엔 애플이 중국에 각별한 애정을 보이고 있다. 당분간 애플의 한국 홀대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애플 최고운영책임자(COO) 팀 쿡은 지난 6월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 최대 통신사 차이나모바일을 방문해 아이폰 판매에 관한 협의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수년 내에 중국에 '애플 스토어'를 25곳 이상 개설할 계획이다.

한편 이 같은 애플의 한국 홀대는 결국 '시장이 크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은 유례없이 빠르게 스마트폰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지만 삼성전자 등 안드로이드폰 비율이 현저히 높다. 최근까지 한국시장에서 판매된 스마트폰은 약 1500만대로, 이 가운데 아이폰은 5대 중 1대꼴인 300만대 수준이다.
나머지 대다수는 안드로이드폰이다.

/hong@fnnews.com홍석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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