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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진정한 ‘외산폰의 무덤’

권해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8.26 17:44

수정 2014.11.05 12:27

'외산폰의 무덤'이란 수식어가 따라붙던 일본 휴대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애플 등의 점유율이 수직 상승하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1∼2년 전까지만 해도 자국시장을 90% 넘게 장악했던 샤프,후지쯔도시바모바일,파나소닉,NEC카시오 등이 안방시장을 해외기업들에게 내주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한국,미국을 비롯한 해외업체들에 대거 시장을 점령하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삼성전자,LG전자,팬택이 탄탄히 시장을 지키고 있어 '외산폰의 무덤'이란 수식어가 앞으로는 한국시장 앞에 붙을 전망이다.

26일 일본 MM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삼성전자가 모두 46.8%에 달하는 점유율을 차지했다. 최근 삼성전자가 일본에서 전략제품 '갤럭시S2'를 내놓은 데다 LG전자, 팬택 등 한국기업들이 집중 공략을 하고 있어 일본 업체들의 현지 스마트폰 점유율은 더 빠르게 떨어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조사업체 BCN에 따르면 '갤럭시S2'의 인기에 힘입어 삼성전자가 지난 6월 일본 전체 휴대폰 판매량에서 12.5% 점유율로 1위,애플이 10.3%로 2위에 오르기도 했다.

멀티미디어리서치연구소(MMRI)는 올해 일본의 전체 휴대폰 시장이 4050만대 규모로, 이중 스마트폰이 절반에 가까운 49%를 차지할 것이라 전망했다. 이대로 가면 스마트폰에 약한 일본 휴대폰 업체들은 '외산폰의 무덤'이라 불렸던 일본 시장마저 고스란히 우리나라와 미국 등 기업들에 내줘야 할 처지다.

그동안 일본 휴대폰 업체들은 현지 이동통신사들의 강력한 지원과 함께 일본 업체들만의 디지털방송 서비스, 휴대폰 지갑 서비스, e메일 기능 등으로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최근 PC처럼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스마트폰이 퍼지면서 예전과 같은 매력을 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 휴대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샤프는 해외 판매량이 119만대로 전체의 12%에 그쳤다. 해외에서 약한 일본 기업들이 자국 시장마저 지키지 못하면서 위기감이 한층 커지고 있다.

반면 지난 1∼7월 한국시장에서 삼성전자 등 국내 휴대폰 3사는 합계 1244만대를 팔아 8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7월만 놓고 보면 3사가 193만대 넘게 팔아 점유율이 94%에 달했다.

이는 애플 '아이폰'이 한국에 처음 들어왔던 지난 2009년 한 해 점유율과 같은 수준이다.

차세대 '아이폰5' 출시가 늦어지면서 애플이 주춤하고 있는 사이 삼성전자,LG전자,팬택 등이 스마트폰 경쟁력을 끌어올려 국내 시장을 단단히 거머쥐고 있는 것이다.

국내 전자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한국 기업들이 스마트폰으로 브랜드 힘을 키우면 한 때 철수했던 TV를 비롯해 전자제품을 더 많이 일본에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postman@fnnews.com권해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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