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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가 스마트폰이 몰려온다] (상) 스마트대전 ‘폭풍전야’

권해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8.31 18:18

수정 2014.11.05 11:42

중국 화웨이는 당초 1200만∼1500만대로 잡았던 올해 스마트폰 판매 목표를 최근 2000만대로 높였다. 또 다른 중국업체 ZTE는 올해 상반기에만 스마트폰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배나 급증했다. 지금까지 20만∼30만원에 불과한 초저가 스마트폰으로 시장을 공략해 온 이들은 올해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LG전자, 소니에릭슨, 모토로라 등을 위협하고 있다. 초저가 스마트폰이 이처럼 고도의 위력을 발휘하면서 하반기 업계 전반에서 값싼 스마트폰을 본격 생산할 전망이다. 고급 전략폰 중심의 스마트폰 '1차 대전'이 마무리되고 초저가폰을 중심으로 '2차 대전'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에 본지는 초저가 제품의 확산과 함께 대중화 시대에 접어드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한 전략과 향후 경쟁구도를 2회 기획으로 짚어본다.
<편집자주>

지난달 31일 시장조사업체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오는 2015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은 10억3000만대에 달해 전체 휴대폰에서 절반이 넘는 54.4%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파격적인 스마트폰의 성장속도를 예측하는 이 전망은 어쩌면 더 빨리 실현될지 모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애플, 노키아 등 선두권 기업은 물론 중국 업체들까지 초저가 스마트폰 경쟁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2년여에 걸쳐 고급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업계의 경쟁구도가 재편됐는데 초저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또 한번 '폭풍'이 불어올 수 있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고급 브랜드 이미지와 수익성, 원가경쟁력, 제품 공급망을 서둘러 확보하지 못하는 기업은 2차 대전에서 낙오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초저가 스마트폰 대전 '폭풍전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홍원표 상품전략팀장(부사장)은 지난달 말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 "200달러(약 21만3000원) 이하 스마트폰으로 신흥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등 세계 휴대폰 1위에 오르겠다"고 밝혔다. '갤럭시S2' 등 최상위 기종의 성공으로 스마트폰 선두권으로 부상한 삼성전자가 본격적인 물량 공세에 나서겠다고 선전포고를 한 것이다.

스마트폰 시장의 최대 경쟁자인 애플도 빠르면 올해 안에 저가 '아이폰'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전자는 '갤럭시M' '웨이브M' 등 다양한 중·저가 스마트폰부터 초저가형 '갤럭시Y' '웨이브Y'까지 폭넓은 제품군으로 애플을 애워싸며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중국 ZTE는 이르면 3년 안에 미국을 이 회사 휴대폰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만든다는 방침이다. ZTE의 지난해 미국 지역 휴대폰 매출 비중은 10%에 그쳤다. 초저가 스마트폰을 무기로 중국, 유럽에 이어 미국에서 입지를 드높인다는 전략이다.

최근 노키아가 20만∼40만원대 초저가 스마트폰을 내놓은 것을 비롯해 HTC, LG전자, 소니에릭슨 등도 저가 스마트폰으로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브랜드·제조·원가 경쟁력 확보 시급

전문가들은 초저가 스마트폰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브랜드·제조·원가 경쟁력은 물론 고급 스마트폰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성을 확보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섣불리 저가형 제품을 만들어 내놨다가는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하고 낮은 수익성 때문에 오히려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시장조사업체 임원은 "브랜드와 제조역량, 원가경쟁력, 부품 및 판매망과 폭넓은 관계 구축까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는데 어느 하나만이라도 돌아가지 않으면 초저가 스마트폰이 오히려 거대 적자가 돼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애플을 비롯한 경쟁사보다 먼저 '초저가 스마트폰 카드'를 꺼낸 건 그만큼 2차 대전에 자신이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저가형 스마트폰에 힘을 싣는 건 스마트 시대 경쟁이 콘텐츠 및 서비스를 중심으로 '3차 대전'으로 이어질 전망인 가운데 무엇보다 시장점유율이 큰 경쟁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보다 빠른 신제품 개발 속도, 압도적인 제조 및 공급망 관리(SCM) 역량이 저가 스마트폰 경쟁력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고 전했다.

/postman@fnnews.com권해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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