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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7) 표철민 위자드웍스 대표 표철민 위자드웍스 대표 “반짝인기 앱으로 성공 꿈꾸는 환상 버려야”

권해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9.04 18:15

수정 2011.09.04 18:15

"단일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으로 애플 '앱스토어'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환상은 버려야 한다. '대박'은 연거푸 터지지 않는다." 27세의 젊은 나이에 벤처업계 12년 경력을 가진 표철민 위자드웍스 대표.

지난 4일 서울 상수동 회사에서 만난 표 대표는 "가끔 써도 생명력이 긴 모바일 서비스를 2∼3년 내다보고 기획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모바일 벤처기업이 앱스토어에서 한 번 팔고 마는 애플리케이션으로 성공을 꿈꾸는 것은 복권이 연속 당첨되길 바라는 것과 같다"고 후배 창업자들에게 경고했다.

스마트 혁명과 함께 모바일 '벤처 붐'이 일면서 정부와 대기업들이 발벗고 나서 애플리케이션 개발지원센터를 열고 젊은 개발자들에게 손짓하고 있다. 그러나 표 대표는 "이런 흐름은 너무 위험하다"고 걱정했다.
엇비슷한 경쟁 애플리케이션이 넘쳐나고 젊은 개발자들은 브랜드 경쟁력이 없어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중3 때 하루 200만원 매출

표 대표의 예사롭지 않은 경력을 보면 그의 조언에 무게가 실린다. 표 대표는 중학교 3학년 시절 막 꽃이 피는 도메인 등록대행사업에 눈을 떴다. 당시 표 대표는 하루 매출 200만원의 기록을 세운 어린 최고경영자(CEO)였다. 표 대표는 "교복 입고 사업자등록을 하러 가자 세무서에서 어리다고 두 번이나 거부하더라"라고 회상한다.

인터넷 조류에 반짝반짝 눈이 빛났던 표 대표는 대학 3학년 시절 '웹 2.0'에 가슴이 뛰고 있다는 걸 느꼈다. 학업을 제쳐두고 세운 회사가 지금의 위자드웍스. 2006년 처음 시작한 개인화 포털 '위자드닷컴'으로 미국 정보기술(IT) 매체 레드헤링의 아시아 유망 100대 벤처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한국 위젯산업 선구자…SNG로 눈 돌리다

표 대표는 지난 2008년엔 재밌는 소통형 광고와 정보제공의 묘미를 가미한 위젯사업에 눈을 돌렸다. 네이버 등 국내 3대 포털이 20만개가 넘는 위자드웍스의 위젯을 블로그, 카페 등에서 제공하고 있다. 하루 노출 횟수가 3800만회에 달한다.

표 대표는 지난해 설립한 루비콘게임즈에서 개발 중인 인맥구축게임(SNG) '드림밴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싸이월드 친구들과 즐길 수 있는 악단 육성 게임이다. 동시에 위자드웍스에서 지금껏 없던 모바일 클라우드컴퓨팅 서비스를 내놓고 사람들을 놀라게 할 참이다.

■"단순앱 NO, 서비스의 장 만들라"

표 대표는 "개발·운영비를 빼고 연 10억원은 벌어야 10명의 직원이 함께할 수 있는데 애플리케이션 장사로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진단했다.

그렇다고 답이 없다는 건 아니다. '인스타그램'이란 애플리케이션은 사용자들이 찍고 꾸민 사진을 공유하면서 친구를 만들고, 인기 작가를 가릴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반짝 인기를 얻고 시들해지는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이 아니라 인스타그램 같은 서비스의 장을 만들라는 것이다. 이런 서비스를 만드는 데 있어 모바일과 스마트폰이 도구로 사용되는 것이다.

표 대표는 "위치기반서비스(LBS) 같은 인기 흐름을 따르지 말고 인공지능, 소음제거, 로봇 같은 차세대 서비스를 2∼3년 깊이 있게 기획하면 꼭 성공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한다.


벤처업계의 오랜 경험으로 값비싼 지혜를 얻은 표 대표는 참 '큰 사람'으로 보였다. 표 대표는 다음 인터뷰 대상으로 '블로거들의 중심지' 올블로그를 일군 박영욱 대표를 추천했다.
앞서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가 꼽은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에 이어 박 대표를 찾아간다.

/postman@fnnews.com권해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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