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현장클릭] 한국의 ‘잡스’를 바란다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10.25 18:02

수정 2014.11.20 13:14

애플 공동 창업주인 고 스티브 잡스의 영향력이 사망 후에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스티브 잡스는 글로벌 모바일 시장은 물론 국내 모바일 시장에도 혁신을 불러일으킨 주인공으로 지목된다. 희대의 역작이라 할 만한 '아이폰'으로 전 세계 모바일 시장의 수준을 몇 단계나 끌어올린 주인공이 바로 스티브 잡스이기 때문이다.

현재 전 세계 서점가는 그가 죽음을 앞두고 준비한 전기 '스티브 잡스'의 열기로 뜨겁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 20여개국에서 동시에 출간된 이 책은 그의 개인사는 물론 애플 창업 스토리와 현재 애플이 있기까지의 과정이나 히트작과 관련한 뒷얘기로 채워져 있다. 예스24 집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정식판매를 시작한 이 책은 출간 당일 하루 판매량 4700부를 기록, 역대 최단 시간 최고 판매량 기록을 세웠다.
연예인도 아니고 시사인물도 아닌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외국인이 국내 서점가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지난 수십년 동안 전 세계 ICT 업계에 히트작은 많았다. 또 종종 스타들이 탄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스티브 잡스는 태어났을 때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가 마치 한 편의 영화 같은 데다가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천재성과 카리스마로 수많은 마니아를 보유했다. 천재성은 곧 혁신적인 제품들의 탄생으로 이어지면서 유명세가 결코 허상이 아님을 스스로 증명해 냈다. 애플에서 쫓겨난 뒤에는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픽사를 설립해 또 한 편의 역사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이것이 그가 사망한 이후에도 영향력을 잃지 않은 이유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ICT 시장을 주도하는 국가 중 하나다. 세계적인 애플을 상대로 전무후무한 소송을 진행 중인 삼성전자의 DNA도 대한민국이 기반이다. TV, 스마트폰, 반도체 등의 제품이 전 세계 ICT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충분히 자랑스러워 할 만하다.

그런데 어쩐지 뭔가 모자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우리나라 사람 특유의 근면성실함과 끈기로 지금의 위치까지 왔지만 창의와 혁신이 계속 요구되는 ICT 시장을 지금처럼 계속 주도해 나갈 수 있을지 우려된다. 어릴 때부터 천편일률적인, 입시위주의 교육을 받는 우리 현실에서 '한국의 스티브 잡스'의 탄생을 바라는 건 욕심일 수밖에 없을까.

/ronia@fnnews.com이설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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