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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폭증시대,상생해법 찾자] (2) 통신―콘텐츠업계 협상 나서야

이구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11.21 18:15

수정 2011.11.21 18:15

부족한 유·무선 인터넷 통신망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통신사업자와 콘텐츠 사업자들이 시장원리에 맞춰 적극적인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통신·콘텐츠 업계 일각에서는 자발적 협상 보다는 정부의 망 중립성 정책으로 통신망 문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비판이다.

이 때문에 업체들은 정부의 정책만 믿고 자발적 협상을 꺼리지 않도록 정부가 최소한의 정책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시장원칙을 따른다는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도 내놓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와 정보통신기술(ICT)분야 전문가들은 "ICT 산업은 이미 활성화된 경쟁시장이어서 통신 사업자들의 통신망 투자재원 부족 문제가 현실화되더라도 정부가 투자재원을 보전해주거나, 정부가 직접 콘텐츠 제작에 뛰어들 수 없는 구조여서 정부 정책으로 통신망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전무하다"고 입을 모았다.

또 "나라별로 인터넷 인프라 환경도 달라 특정 국가의 정책이 다른 나라에도 통용될 수는 없어 개별 기업 간 협상을 통해 상생방안을 마련하는 게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식 요금 인상 방안, 외국에선 부적합"

미국은 통신망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소비자의 통신요금 인상을 선택했다.
지난 9월 줄리우스 제너카우스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은 "통신회사의 통신망 투자재원을 보전하기 위해 이용자에게 인터넷을 사용한 만큼 요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콘텐츠 기업은 별도의 비용을 내지 않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AT&T나 버라이즌, 보다폰 등 미국 이동통신 회사들은 일제히 무제한 무선인터넷 요금제를 폐지했고, AT&T는 올 5월부터 유선인터넷에도 한 달 사용량 150?, 250?의 상한선을 두고 이를 넘기면 50?당 10달러의 추가요금을 받기로 했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소비자의 통신요금으로는 장기적으로 통신망 투자재원을 마련하기 어렵다며 부정적 의견을 보이고 있다. 컨설팅 업체 AT커니는 당장 지금처럼 통신망 사용이 늘어날 경우 유럽에서는 오는 2014년 통신망 투자비를 감당하기 위해 소비자의 한 달 인터넷 요금을 6유로(한화 약 9218원),무선인터넷은 한 달 요금 21.3유로(한화 약 1만4288원)씩 인상해야 한다는 전망을 내놨다. 또 그 이후에도 통신요금이 지속적으로 인상돼야 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미국식 방식을 적용하는데 더더욱 어려운 현실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통신요금은 단순한 서비스 요금이 아니라 국회와 정부가 강하게 인상을 억제하고 있는 물가관리 품목처럼 인식되고 있어 사실상 요금인상이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트래픽관리, QOS(품질안정성 보장)형 서비스 개발돼야

결국 공평한 통신망 이용 권한을 인정하면서 콘텐츠 업체들이 정당한 통신망 이용대가를 계산할 수 있도록 사업자 간 논의가 활성화되도록 하는 게 해결책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일단 통신업체들이 통신망을 합리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과도한 통신망 사용량(트래픽)을 발생시키는 콘텐츠에 대해서는 관리권한을 부여하되, 콘텐츠를 제어할 수 있는 투명한 조건을 정부와 업계가 함께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콘텐츠 업계는 트래픽 관리 자체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논의가 진척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함께 통신업체와 인터넷 업체는 통신망 품질 안정성 보장(QOS)형 서비스를 새롭게 개발하는 노력도 함께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에서 구글은 전용 통신라인을 만들어주면 통신업체에 전용라인 사용비용을 지불하겠다는 협상의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게임이나 동영상 사이트들은 통신회사와 협상해 QOS를 보장받는 방안을 찾을 수 있는데 아예 콘텐츠 업체가 협상 테이블에 나오지 않으려는 게 통신망 부족 문제의 해결점을 찾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털어놨다.

/cafe9@fnnews.com이구순 이설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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