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폐경 호르몬치료 ‘부작용’ 걱정? 60대 이전이라면 안심하세요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12.14 17:13

수정 2014.11.20 12:03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여성은 일생의 3분의 1을 폐경 상태로 보내게 된다. 폐경은 나이가 들면서 난소가 노화돼 더 이상 여성호르몬을 만들지 못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폐경 후에는 신체적, 정신적 증상과 더불어 뼈와 심혈관 기관에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져 있다.

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최희정 교수는 14일 "폐경 후 10년 이내 또는 60세 이전이라면 안전하게 여성호르몬 치료를 할 수 있다"며 "하지만 여성호르몬과 관련된 암 발생 위험이 있거나 고령의 경우는 우선적으로 호르몬 치료보다 다른 대체치료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초기 증상은 안면홍조

폐경이 다가오거나 폐경이 되면 가장 먼저 경험하는 것이 안면홍조이다. 안면홍조는 얼굴이나 목, 상체에 갑자기 뜨거운 기운이 느껴지면서 달아오르는 현상이다.
따듯한 환경이나 긴장을 하는 경우 잘 발생한다. 이때 가슴이 두근거리고 곧이어 식은땀이나 한기가 들기도 한다. 안면홍조가 밤에 심해지는 경우도 많다. 이런 경우는 불면증이나 수면장애를 유발해 만성적인 피로, 집중력 저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감정의 기복이 심해지면서 신경질이 나거나 화를 내는 경우가 잦아지고 불안이나 의욕저하, 우울감과 같은 정신심리적인 증상을 경험하는 경우도 많다.

또 피부는 얇아지고 주름이 생기며 피지분비능력이 떨어져 건조해지고 푸석해지기 쉽다. 그 밖에 근육통이나 관절통, 기억력 저하, 우유부단, 손발 저림과 같은 비특이적인 증상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더 심각한 변화는 고혈압, 고지혈증, 뇌졸중, 협심증, 심근경색증과 같은 심뇌혈관질환의 발생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이다. 또 뼈 소실이 빨라지면서 골다공증과 그로 인한 골절이 증가한다. 실제로 폐경 전 여성은 같은 또래의 남성에 비해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의 유병률이 상대적으로 낮다. 하지만 50세 전후로 폐경이 오면서 이러한 질환에 대한 보호 효과가 사라지면서 이후 이들 질환의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한다.

■호르몬 치료로 삶의 질 향상

과거에는 폐경이 나이가 들면서 겪게 되는 자연스러운 노화현상으로 생각하고 그에 대한 치료나 예방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 하지만 90년도 초반부터 여성호르몬 치료를 시작하면서 증상 완화는 물론 이로 인한 합병증을 예방하고 있다.

여성호르몬 치료의 대상이 되는 여성은 수술로 난소를 제거해 조기 폐경이 된 여성을 포함해 자연폐경이 된 여성이다. 기본적인 검사를 시행한 후 시작할 수 있다. 여성호르몬 치료를 하는 동안에는 1년마다 정기검진을 통해 폐경이나 호르몬치료에 의한 합병증 여부를 확인하며 이때 향후 여성호르몬 치료를 지속적으로 할 것인지를 상의해 결정한다.

■유방암 등 치료 부작용도 존재

하지만 여성호르몬 치료의 부작용도 존재한다. 지난 2002년 미국에서 폐경여성 1만6000여명을 대상으로 시행된 임상연구결과에 따르면 여성호르몬 치료에 의해 유방암 위험이 26%,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이 29%, 심부정맥혈전색전증의 위험이 2배 증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여성의 경우 미국과 달리 유방암의 발생률이 6분의 1로 적고 폐경 전 여성에서 폐경 후 여성보다 2배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미국 사례를 그대로 적용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우리나라 폐경 후 여성은 유방암의 발생 위험은 12분의 1정도이고 실제 여성호르몬 치료를 하다가 유방암에 걸릴 위험은 0.01% 미만이다.

따라서 중등도 이상의 폐경 증상이 있거나 조기 폐경이 된 경우, 골다공증을 예방해야 하는 초기 폐경여성이라면 여성호르몬 치료가 우선적으로 적용된다.


정상적으로 50세 전후에 폐경이 된 여성은 다른 질환이 있다면 질환치료를 우선 해야 한다.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이 높으면서 고지혈증이 있는 여성은 고지혈증 치료약물을 사용하고 관상동맥 질환의 위험이 높은 여성은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혈압이나 당뇨병, 고지혈증 등에 대한 치료와 저용량 아스피린 치료를 한다.


또 여성 호르몬치료를 안전하게 하기 위해 여성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이 있는 비호르몬제를 사용하거나 저용량 호르몬치료를 해 볼 수 있다.

/pompom@fnnews.com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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