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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발’이 게임 속으로… 소셜 게임이 뜬다

백인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1.19 18:43

수정 2010.01.19 18:43

김나영씨(21·가명)는 요즘 네이트에서 제공하는 ‘캐치미이프유캔’이라는 소셜 게임에 푹 빠져 있다. 세계 각지에 있는 퀴즈를 풀며 퍼즐을 맞추면 이기는 게임이다. 혼자 하면 재미 없으니 온라인 친구 셋을 불러 함께 한다. 세 친구는 ‘탐정’이고 자신은 ‘도망자’다. 탐정들은 퀴즈를 풀어 도망자가 옮겨가는 곳을 유추해 잡으면 이긴다. 하나 둘 같이하던 친구들이 이젠 다섯으로 늘었다.
게임을 하다 보니 네이트 사이트에 좀 더 자주 들어오게 됐다.

게임으로 인맥을 관리하는 시대다. 온라인 인맥관리서비스(SNS)와 게임이 결합된 ‘소셜 게임’이 국내에서도 본격화되고 있는 것. 소셜 게임이란 온라인 인맥관리서비스(SNS)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들어져 사용자간 친밀감과 동질성을 증대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게임을 말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와 넥슨 등 국내 주요 게임업체들이 게임과 SNS를 결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온라인 다중역할수행접속게임(MMORPG) ‘아이온’ 제작사로 잘 알려진 엔씨소프트는 사내 스튜디오인 ‘오픈마루’를 통해 게임 기반 SNS를 제작 중이다.

3차원(3D) 음악게임으로 잘 알려진 누리엔은 웹 SNS인 ‘스푼닷컴(sfoon.com)’의 베타 서비스를 최근 시작했다. 스푼닷컴은 국내 이용자들이 많이 쓰는 트위터나 미투데이, 사진 공유 서비스인 야후 플리커(flickr) 등 다양한 서비스를 자신의 계정에서 한꺼번에 관리할 수 있게 해준다. 스푼닷컴은 웹사이트에서 ‘노점왕’ 등의 SNS 게임을 서비스 중이다. 그라비티도 내년 상반기에 재공개하는 ‘라그나로크 온라인’ 관련 웹게임을 페이스북과 연동시킬 예정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별도의 클라이언트를 통한 소셜 게임들도 생겨나고 있다. 넥슨도 동화풍의 3D 가상세계를 배경으로 채집·낚시·하우징 등 다양한 생산활동과 경제활동을 하는 소셜 게임 ‘넥슨별(Nexon Star)’을 공개했다. 넥슨은 ‘넥슨별’과 연동된 블로그형 웹 서비스인 ‘별로그’를 제공해 이용자들이 게임 내에서 수행한 모든 활동 내역과 정보들을 타인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한게임도 소셜 게임을 모토로 ‘내맘대로 지구별’을 내놨다. 레벨의 제한 없이 농작물 수확이나 동물 육성, 요리, 장작패기, 사냥 등의 활동을 체험할 수 있는 생활형 게임에 게임 속 공간에 블로그를 연결시키는 등 네트워크적 요소를 갖췄다.

소셜 게임만을 전문적으로 제작하기 위한 창업 움직임도 활발하다. 위젯 제작업체로 잘 알려진 위자드웍스는 지난해 말 페이스북 기반의 소셜 게임을 제작하기 위한 별도의 게임팀을 분리, 연세대와의 산학협력을 통해 ‘루비콘 게임즈’를 설립하기도 했다.

이처럼 소셜 게임이 국내에서 붐이 일기 시작한 것은 해외에서의 트렌드를 통해 뒤늦게나마 그 성장성을 감지했기 때문이다. 창업한 지 2년도 되지 않은 소셜 게임업체인 ‘징가(Zynga)’의 지난해 월간 실이용자 수는 2억3000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아이폰이나 마이스페이스 기반 게임들을 포함하지 않은 수치다. 징가가 만든 미 페이스북 기반의 대표 게임인 ‘팜빌(FARMVILLE)’ 이용자 수는 6500만명에 달한다.


그간 한국은 싸이월드라는 세계 최초의 온라인 인맥관리서비스(SNS)가 나왔지만 정작 게임과의 접목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었다.

/fxman@fnnews.com 백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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