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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송년회, 음치탈출하려면...

이재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12.11 10:33

수정 2013.12.11 10:32

연말 송년회, 음치탈출하려면...

게임회사 마케팅팀에 근무하는 장현지(33세) 씨는 이번 연말 회사에서 개최되는 송년파티 때문에 걱정이 늘었다. 어릴 때부터 ‘음치’라는 말을 자주 들어 노래 부르는 자리를 피해 다녔으나 제비뽑기로 선정된 장기자랑에서 듀엣으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파트너와 2주 전부터 노래방에서 연습을 했지만 고음불가에 음이탈만 심해질뿐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예송이비인후과 음성센터 김형태 원장은 “음치는 소리에 대한 음악적 감각이나 지각이 매우 무디어 음을 바르게 인식하거나 발성하지 못하는 사람을 말하는데, 신체적, 정신적, 환경적 문제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며, “대부분의 경우 목에 힘을 많이 주는 등의 잘못된 발성습관이나 올바른 발성 방법을 알지 못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음치의 대다수는 성대질환보다는 발성법의 문제 때문

노래를 부를 때 우리의 몸은 일련의 과정을 거친다.

우선 부르고자 하는 원곡의 소리를 듣게 되고 소리가 뇌에 저장된다. 노래를 불러야 할 때 뇌는 발성기관에 명령을 내려 저장되어 있는 원곡의 소리를 재현하도록 한다. 발성기관이 낸 소리는 다시 귀를 통해 뇌에 전달되고 원곡과의 정확도가 판별된다.

음치의 대다수는 소리를 듣고 뇌에 저장하는 과정보다 그것을 발성기관으로 재현하는 과정에서 문제를 겪게 된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재현 능력이 뒤처지는 이유는 노래를 자주 듣지 않아 소리의 감각이 뇌에 저장되지 않았기 때문이며, 연습을 자주 하지 않아 재현이 잘 안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근긴장성발성장애나 연축성발성장애와 같은 기능성발성장애로 인한 잘못된 발성습관을 오래 사용해 뇌가 잘못된 패턴을 만들어 내는 경우 등이다.

올바른 발성이란 올바른 호흡을 통해서 한 쌍의 부드러운 점막과 근육으로 된 성대가 균일한 진동을 하면서 인두강과 구강에서 울림이 좋은 소리를 내는 것을 말한다. 잘못된 발성을 하는 음치들은 혀와 목, 턱밑 근육에 과도하게 힘을 주기 때문에 노래를 부를 때 성대가 리듬을 타지 못하고 음이탈이나 고음불가 등이 나타난다. 혀 뒤를 누르거나 턱 밑에 힘을 줘 성대를 긴장시키기 때문에 성대의 자유로운 진동이 방해 받아 좋은 소리가 나오기 어렵다. 오히려 목을 조임으로써 공명감이 좋지 못하고 가사 전달력도 떨어진다. 흔히 '생목'으로 노래한다는 표현이 바로 이 같은 상황을 말한다.

음치를 교정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발성요소 신경 써야

음치교정의 핵심은 먼저 오랜시간 많이 듣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으로 발성장애를 일으키는 원인 질환을 제거하고 후두 내 근육을 이용해 편안하게 노래하도록 발성치료를 병행하는 것이다. 특히 후두 내 근육의 훈련과정으로 성대진동, 공명, 발음 등 3가지의 발성요소를 모두 증진시키면서 맑고 조화로운 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호흡이나 자세 등의 교정도 수행해야 한다. 노래를 할 때 공기를 효율적으로 조절하기 위해 올바른 복식호흡을 익혀야 한다. 턱을 살짝 들고 가슴과 허리를 펴서 척추를 곧게 일직선으로 펴준다는 느낌이 들도록 전체적으로 상체를 이완시키는 것이 좋은 소리를 낼 수 있는 기본 자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맞는 음역대의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고음의 노래를 무리하게 시도하면 주변 사람의 괴로움뿐만 아니라 성대 손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주의하는 것이 좋다.

김형태 원장은 "자신이 음치라고 판단되면 무작정 피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음성전문병원에서 원인적인 부분을 확인하는 것이 좋으며, 교정 가능한 부분의 음성치료나 발성재활프로그램과 같은 발성 관련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며, "발성 검사를 통해 현 상태를 진단하고 문제가 되는 부분을 교정한다면 음치도 충분히 원하는 노래를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송년회 무대 오르기 전, 성대 긴장 푸는 법

▲무대에 오르기 전 술, 커피, 담배, 감기약 등은 잠시 참는 것이 좋다. 술, 카페인 등은 이뇨작용을 활성화시켜 체내 수분 배출을 종용하며, 콧물과 재채기를 멈춰주는 감기약의 항히스타민 성분은 성대를 건조하게 만들어 좋은 소리를 방해할 수 있다.



▲성대 긴장을 풀어 주기 위해 턱을 열고 입안에 공기를 가득 물고서 공을 하나 물고 있다고 생각하고 입술에서만 소리가 울리게 길게 호흡을 빼준다. 이때 소리를 목에서 낸다고 생각하지 말고 입 주위 또는 치아에서 울린다고 생각하면 쉽게 따라할 수 있다.
반복해서 연습하면 성대 마사지 효과가 있어 단시간에 긴장을 완화하는데 효과적이다.

/jwoong@fnnews.com 이재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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