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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강력한 앱스토어 관리,국내 콘텐츠업체에는 '족쇄'

권해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1.30 17:50

수정 2012.01.30 17:50

 모바일 방송서비스를 제공하는 A사는 애플 '앱스토어'에 올린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 때문에 원성을 사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에서 유료서비스에 가입만 할 수 있고 해지는 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 A사는 "해지할 수 있는 기능을 넣으려고 해도 업데이트를 받아주지 않고, 웹사이트에서 해지할 수 있다는 문구조차 넣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한다. 대규모 전자책(e북) 서비스를 하고 있는 B사는 앱스토어에 애플리케이션을 올리는 일을 포기했다. 애플이 원하는 대로 e북 판매금액의 30%를 주고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애플의 강력한 앱스토어 관리정책으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을 구축하려던 국내 기업들이 된서리를 맞고 있는 것이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애플이 앱스토어 애플리케이션의 모든 디지털콘텐츠 거래에 대해 30% 수수료를 받기로 하면서, 이후 애플리케이션 업데이트는 물론 고객안내를 위한 공지조차 꽉 막힌 상태다.


 애플은 애플리케이션 안에서 일어나는 디지털콘텐츠 거래금액의 30%를 가져가고, 결제수단 역시 애플 '아이튠즈'를 이용할 때 등록한 신용카드로 통일시키고 있다. 결제수단을 빼지 않거나 애플의 신용카드 결제를 적용하지 않으면 앱스토어를 떠나야 한다. 애플리케이션에서 외부 웹사이트로 연결해 결제나 회원 가입.탈퇴를 할 수 있는 구조도 허용하지 않고 있다.

 개인 e북 작가를 육성하기 위해 관련 서비스를 개설한 C사는 앱스토어 애플리케이션으로 e북을 읽을 수 있는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다. 작가들이 이 서비스를 이용해 e북을 팔 수 있게 하는 기능도 막혀 있다.

 모바일방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D사는 회원이 유료콘텐츠를 보는 비용을 월말 청구서로 일원화해 받고 있다. 이마저 애플이 문제 삼으면 앱스토어에서 쫓겨날 수 있는 상황이다. 중간 결제과정을 제대로 알리지 않아 나올 수 있는 소비자 원성도 감내할 수밖에 없다.

 별도 결제서비스를 제공하는 E사는 "단순 음악 애플리케이션의 오류를 수정하려고 업데이트 사항을 애플 측에 냈지만, 차일피일 적용을 거부하고 있다"며 답답해하고 있다.

 A~E사는 모두 대기업 또는 중견기업들의 사례다. 중소규모 애플리케이션 회사들의 처지는 두말할 나위가 없는 실정이다.


 디지털콘텐츠 유통경로를 앱스토어.아이튠즈로 일원화해 불필요한 유통비용을 없애겠다는 게 애플 정책의 핵심 취지다.

 그러나 애플이 국내 환경에 맞는 음악.e북.방송 등 모든 콘텐츠를 제공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앱스토어 정책을 완화해달라는 방송통신위원회나 업계 대표 단체의 요청에도 묵묵부답인 애플의 태도로 국내 콘텐츠 업체들의 시름은 커지고 있다.

  postman@fnnews.com 권해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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