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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남용하면 ‘빅브러더’

임광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9.16 17:33

수정 2012.09.16 17:33

빅데이터, 남용하면 ‘빅브러더’

明 미국 볼보는 차량 내부에 장착한 센서 데이터를 수집해 결함을 발견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예전에는 50만대 이상을 팔아야 차량 결함에 대한 리콜 여부를 파악할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센서 데이터 분석으로 1000대만 팔아도 리콜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

暗 내달 자동차 보험 만료를 앞둔 40대 운전자 정용운씨는 여러 보험사로부터 걸려오는 전화 세례를 받았다. 보험비용도 저렴하고 혜택은 더 많다며 홍보하는 전화로 업무에 집중하기 힘들 정도다. 정씨는 전화영업회사(텔레마케터)들이 어떻게 알고 전화하는지 궁금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빅데이터 분석이 통신사, 카드사, 자동차 제조사, 의료기관 등 산업 전반에 활용되면서 잠재시장, 고객행동 분석으로 업무 효율성, 비용절감 등의 효과를 내고 있다.

그러나 개인이 사용한 신용카드, 교통카드, 통화내용,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터넷 검색 등의 데이터를 기업들이 분석해 개인 맞춤형 광고에 활용하는 등 개인정보 무단 활용 논란도 일어 '양날의 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빅데이터 활용에 대한 제도가 시급히 정비돼야 한다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사람들은 네이버, 다음, 구글에 검색어를 입력하거나 페이스북·트위터에 오늘 점심은 무엇을 먹었는지에 대한 글을 올린다"면서 "이는 위치정보, 취향, 습관, 검색 패턴, 구매 기록 등 개인정보들까지 샅샅이 알아낼 수 있는 막대한 양의 데이터들이 차곡차곡 쌓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빅데이터는 기업과 산업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개인과 기업의 저작물이 활용되면서 프라이버시, 저작권 침해 사례가 발생하는 등 양면성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생성된 디지털 정보량은 1.8제타바이트(ZB)나 된다. 1제타바이트는 1000조메가바이트(MB)로 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 2500억개 용량과 맞먹는다. 2020년에는 35.2ZB에 이를 정도로 막대한 양이 생성될 전망이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데이터 사용량은 153배 늘었다.

시장조사기관 위키본에 따르면 세계 빅데이터 시장은 2012년 54억달러에서 2017년 534억달러로 증가해 향후 5년간 연평균성장률이 58%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킨지는 빅데이터 활용 시 미국 의료분야에서 연 3000억달러, 유럽공공분야에서 연 2500억달러의 경제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 박재현 사무국장은 "빅데이터 시대에는 넘쳐나는 정보를 분석하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트렌드를 세팅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기업과 국가와 국민이 세계를 리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기업의 빅데이터 분석 데이터가 개인정보보호에 위배되거나 개인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 침해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박 사무국장은 "지도와 스포츠를 결합한 운동날씨 정보를 제공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경우 기상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해 기상데이터를 추출해 분석해야 한다"면서 "이런 정보를 서비스하는 것은 기상데이터베이스 제작자의 저작권리 침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개인이 글을 올리는 SNS, 상품 후기, 카드 사용내용 등을 빅데이터 분석으로 가공하는 것이 저작권이나 개인정보보호법에 위반되는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다.

김원겸 국제저작권기술콘퍼런스(ICOTEC) 태스크포스(TF) 팀장은 "카드사가 사용내용을 분석해 개인이 선호하는 음식점, 요일별 찾는 음식점 패턴 등을 분석한다"면서 "개인이 카드를 사용한 것을 1차 저작물로 본다면 빅데이터로 2차 가공한 것이 비즈니스에 활용될 때 저작권이나 개인정보보호법에 위배되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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