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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대본까지 수정하는 트위터의 위력?

김영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9.18 15:34

수정 2012.09.18 15:34

트위터 이용자들의 반응이 드라마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부 프로듀서(PD)는 작가에게 대본 수정을 요구할 정도라고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분석업체 블루핀랩에 따르면 지난 7월 트위터를 비롯 각종 SNS에 언급된 텔레비전 프로그램 관련 코멘트 수가 7550만개에 달했다. 전년 같은 달 880만건과 비교하면 1년동안 폭발적으로 증가한 셈이다. 이같은 코멘트들이 프로그램 대본에 영향을 주기 시작한 것이라는 게 WSJ의 분석이다.

USA네트워크의 드라마 '코버트 어페어즈' 작가들은 시즌2 최종회 구상시 주인공 오기 앤더슨의 시력을 되찾을지 여부에 대한 의견을 트위터로 받았다.
앤더슨역의 크리스토퍼 고햄은 "SNS에서 많은 질문과 피드백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회에는 앤더슨이 임상실험 대상자가 아님을 밝히는 장면이 추가로 들어갔다.

이같이 트위터 반응을 적극 반영하는 PD는 아직 그리 많지 않다. 많은 PD들은 시청자들의 실시간 반응을 예의주시하지만 대본 및 장면 구상에서 팬들의 의견을 수용하는 데엔 여전히 신중한 모습이다. CW네트워크 '뱀파이어 다이어리' 시리즈의 줄리 플렉 PD는 "(트위터 반응에) 크게 좌우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뱀파이어 다이어리 작가들도 트위터 반응을 무시 못한 경우가 여러차례 있었다. 일례로 지난해 5월 방영된 시즌2 최종회에서 뱀파이어 캐서린이 초대 없이 집에 들어가는 장면이 있는데, 초대받지 않은 자가 인간의 집에 들어가는 것이 뱀파이어 속설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트위터상에서 논란이 됐다. 제작진은 시즌3 첫 회에서 설명할 계획이었으나 적절한 타이밍을 찾지 못해 '그대로 두는 쪽'으로 결론지었다. 그러나 논란은 시즌이 절반까지 진행되는동안 가라앉지 않았다. 블루핀에 따르면 뱀파이어 다이어리 2011~2012년 시즌에서 한 회당 평균 5만7000건의 코멘트를 받으며 역대 드라마 코멘트 수 최고 기록을 세웠다. 결국 제작진은 해당 집의 이전 주인이 뱀파이어였다는 설명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트위터 코멘트에 대해 회의적인 PD도 있다. 코멘트를 올리는 사람이 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지난 7월 텔레비전 관련 코멘트 7500만건을 올린 이는 800만명이었다. 미국내 텔레비전 보유 세대가 1억1500만가구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극소수의 사람들이 다량의 코멘트를 게재하는 셈이다.
폭스네트워크 드라마 '글리'의 브래드 폴척 PD는 "때때로 같은 인물이 '융단폭격'과 같은 코멘트를 날린다"며 "의견을 과도하게 차용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onnews@fnnews.com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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