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애플이 특허戰서 이기면 혁신 저해”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11.25 17:13

수정 2012.11.25 17:13

“애플이 특허戰서 이기면 혁신 저해”

애플이 과도한 특허 남용으로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혁신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애플은 삼성전자의 최신 기기들인 '갤럭시노트2' '갤럭시S3 미니' 등도 추가 제소하면서 특허전선 확대를 이어갔다.

25일 관련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애플과 삼성전자 간 다음달 미국 특허소송 1심 최종판결을 앞두고 애플의 특허남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 유력 일간지인 올랜도 센티넬의 브라이언 짐머만은 지난 24일(이하 현지시간) 칼럼을 통해 삼성전자와의 특허소송에서 애플의 '모서리가 둥근 사각형' 디자인 특허를 인정한 미국 배심원 평결의 부당성을 주장했다.

짐머만은 지난 8월 24일 미국 평결에서 애플의 얇고 모서리가 둥근 사각형 개념의 디자인 특허를 '트레이드 드레스(제품의 고유한 외관이나 느낌)'로 인정한 데 대해 "나는 이런 특징을 가진 제품을 적어도 20개는 사용해 왔다"고 비난했다.

이어 애플의 디자인 특허에 배타적 권리를 준 이유를 되물으며 "애플이 주 무기로 삼은 디자인 특허는 기능적 측면을 보호하는 상용특허와 달리 장식적인 요소를 보호할 뿐"이라고 반박했다.

짐머만은 디자인 특허는 침해 여부가 아주 애매해서 적은 증거만으로 보편적인 특허까지도 침해 판정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특허 침해로 제소된 삼성 제품의 디자인이 전반적인 외양에서 애플의 디자인 특허와 아주 유사하다"는 이유로 배심원이 삼성의 침해를 인정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라고 지적했다.

애플의 '모서리가 둥근 사각형' 디자인 특허는 너무 광범위하고 애매해 삼성이 모바일 제품의 특성상 가장 적합한 디자인을 채택하고도 침해 평결을 받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짐머만은 제너럴 일렉트릭(GE)의 경우 평판 디스플레이의 최초 개발자지만 평판 스크린TV나 모니터 제품에 대한 독점 권리를 갖지 않아 샤프, LG 등 후발 주자들이 더 큰 혁신 제품을 탄생시킬 수 있었던 사례를 비교했다.

아울러 애플의 매킨토시 시스템 디자인 또한 기존의 제록스 컴퓨터 디자인을 모방했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그는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가 "좋은 예술가는 베끼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고 발언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번 배심원 평결은 애플의 승리가 아니라 미국 소비자의 손실"이라는 삼성의 주장에 동의했다.

독일의 유력 주간지 디 차이트도 "지금까지는 애플이 세금을 적게 내든 아동노동을 방관하든 애플 제품들을 비싼 값에 애용했지만 이제 애플은 혁신적이지도 않은 탐욕스러운 거대 자본으로 변질됐다"며 "당장 아이폰을 버리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애플 제품을 구입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한편 애플은 지난 23일 미국 새너제이 캘리포니아 연방북부지법에 삼성전자의 최신 기기들인 '갤럭시노트2' '갤럭시S3 미니' '갤럭시S3(젤리빈 버전)'와 '갤럭시탭 8.9' '갤럭시탭2 10.1' '럭비 프로' 등 6종도 추가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 기기는 구글의 최신 운영체제(OS)인 '젤리빈'을 탑재했거나 업그레이드 대상들이다.

하지만 애플은 "삼성 기기에서 구동되는 젤리빈이나 '아이스크림샌드위치'가 직접 소송 대상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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