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제약사 너도나도 ‘유전체 분석 서비스’ 시장 진출 까닭은

홍석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1.29 17:08

수정 2013.01.29 17:08

제약사들이 앞다퉈 유전체 분석 서비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의료 패러다임이 '치료'에서 '예방'으로 전환되면서 각종 질환을 유전적으로 분석·예방 및 치료하는데 활용할 수 있는 유전체 분석 서비스가 미래산업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

29일 유한양행은 테라젠이텍스와 함께 유전체 분석 서비스인 헬로진 서비스를 본격 상용화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동아제약과 안국약품은 지난해 마크로젠과 제휴를 맺고 유전자 분석 시장에 진출했다. SK케미칼도 디엔에이링크와 업무 제휴를 맺고 작년 11월부터 본격 상용화에 들어간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유전체 분석 서비스는 개인 유전정보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한 맞춤 의학시대를 앞당길 것"이라면서 "유럽, 미국 시장에서 가파른 시장 성장속도를 보이고 있고 아시아에서도 본격화되고 있어 헬스케어 사업의 새로운 비즈니스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전자 분석으로 발병 확률 예측

유전자 검사는 질환과 관련된 유전체 내의 변화를 검출하기 위해 인간의 DNA, RNA, 단백질의 유전자 산물을 분석하는 것이다.
이 유전자 검사는 진단적 검사와 예측적 검사로 나뉘는데 이 중 예측적 검사는 보통 만성질환, 암 등 관련된 다중 유전자의 다양성을 분석해 질병의 발병 확률(감수성)을 예측한다.

개인의 유전적 특성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것이어서 개인 유전정보 분석 서비스는 개인의 질병 발생요인 중 유전적 요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생활습관 및 환경적 요인의 교정을 통해 질병 발생 시기를 지연시키거나 발병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바이오기업과 손잡고 시장 진출

유전체 분석 서비스 사업은 미국에서는 연 20% 성장하는 신성장사업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국내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미국업체인 네비제닉스가 2011년 국내 의료기관과 협약을 맺으며 국내 마케팅을 시작한 이후 국내제약사들은 유전체 분석 바이오기업과 손잡고 시장에 뛰어들었다. 현재 유전체 분석 서비스 시장에 진출한 제약사들은 동아제약, 안국약품, 유한양행, SK케미칼 등이다.

SK케미칼은 인간유전체 연구기업인 디엔에이링크와 개인 유전자정보 분석 서비스 공동 연구개발 업무 제휴를 체결한 후 작년 11월 국내제약사로는 처음으로 상용화에 들어갔다. SK케미칼의 개인 유전자정보 분석서비스 시스템인 'DNAGPS'는 현재 전국 800여개 병·의원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약 4만건의 한국인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유한양행은 유전체 분석 서비스인 헬로진의 상용화를 알리며 본격적으로 시장 경쟁에 가세했다. 특히 유한양행은 작년 12월 테라젠이텍스에 2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헬로진은 2008년 테라젠이텍스가 한국인 게놈을 분석한 기술을 바탕으로, 소량의 혈액을 통해 개인의 유전형을 분석하는 개인 유전체 분석 서비스다. 유한양행은 헬로진 상용화와 함께 앞으로 개인별 맞춤 의학을 확산하기 위해 유전자 정보에 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동아제약은 작년 4월 마크로젠과 개인 유전체 분석을 통한 신약개발 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동아제약은 첫 번째 프로젝트로 종양 및 알츠하이머병을 검토하고 있다. 안국약품도 마크로젠과 지난 2월 DNA칩을 이용해 신생아의 유전자 이상을 진단하는 'G-스캐닝' 서비스를 중국시장에서 전개하기로 합의했다.

■정부 지원으로 사업 활성화 기대

걸음마 단계인 국내 유전체 분석 기술은 최근 정부 지원이 결정되면서 더욱 커질 전망이다.

보건복지부, 농림수산식품부, 국토해양부, 교육과학기술부, 지식경제부, 농촌진흥청은 지난해 11월 공동기획한 '포스트게놈 신산업 육성을 위한 다부처 유전체 사업'을 통해 오는 2014년부터 8년간 5대 분야 17개 유전체 연구에 국고 5788억원이 투입된다고 발표했다.
연간 투자 규모는 700억원 수준이며 첫해인 2014년에는 775억원이 투자될 예정이다. 이 같은 정부 지원 확대로 유전체 분석 기술 연구가 활성화되면서 사업화에 따른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테라젠이텍스 박종화 박사는 "정부의 지원과 함께 유전체 분석 서비스 사업 확대에 따른 부작용이 없도록 육성과 관리를 위한 세세한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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