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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음악시장 ‘마진포기’ 치킨게임

임광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1.30 17:27

수정 2013.01.30 17:27

온라인 음악시장 ‘마진포기’ 치킨게임

'온라인 음원 사용료 징수규정' 개정 한 달을 맞이한 가운데 권리권자 몫이 2~3배 올라 음악서비스사들은 상품값을 평균 50% 가량 인상했지만 시장 재편·고객이탈 방지를 위해 마진을 포기한 프로모션으로 출혈경쟁이 전개되고 있다.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한 멜론은 시장 수성을 위해 절박하고 중·하위권인 벅스, 엠넷닷컴, 소리바다, 올레뮤직, 네이버뮤직 등은 이번 기회에 선두권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한 중위권 업체 관계자는 "음원가격이 8년 만에 처음 인상돼 선두권 도약을 위해 요금제 개편에 공을 들였다"면서 "시장과 이용자에 충격일 수 있겠지만 이번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출혈경쟁이 장기화 될 경우 자금사정이 좋지 않은 중소업체의 위기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30일 관련업계 관계자는 "징수규정 개정안에 따라 새 상품을 선보였지만 기존 고객의 해지율이 높아지고 신규 가입자는 큰 폭으로 줄었다"면서 "가격경쟁이 촉발된 초반에 사용자를 모아야 하기 때문에 업체들은 마진을 포기하고 소비자 끌어모으는 전략으로 제살 깎아 먹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가 올랐는데 작년보다 싼 상품

이번 징수규정 개정으로 음원 권리자의 수익 배분율은 상품별로 60%에서 80%까지 상향 조정돼 원가인상요인이 발생했지만 업체들의 발빠른 할인경쟁으로 지난해보다 오히려 싼 상품이 나오고 있다.

소리바다는 크레이지 이벤트로 월정액 무제한 스트리밍 상품은 세일 기간인 3개월간 월 3000원, '다운로드 100'은 월 5000원으로 50% 할인하는 등 업계 최저가로 서비스한다.

올레뮤직도 KT 올레클럽 회원은 횟수제한 없이 연 360% 할인효과를 제공하는 등 최대 할인이라고 밝히고 있다.

멜론은 모바일 무제한 다운로드·MP3 50곡 다운로드를 한 달간 무료로 제공하고, '힐링 프라이스' 이벤트로 이용 상품별로 약 20% 할인된 가격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벅스, 엠넷닷컴, 네이버뮤직 등도 잇달아 할인에 나서 출혈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할인경쟁이 도를 넘어선 상태이다, 앞으로 얼마나 버티느냐가 문제"라면서 "이벤트 물량을 줄이지 않으면 1·4분기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롤러코스터 가격에 소비자 혼란

출혈경쟁이 지속될 경우 중소 서비스사의 몰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권리자들과 음원서비스 사업자, 소비자가 상생해 시장을 키워가야 하는데 이런 균형이 깨지고 있다"면서 "온라인시장의 특성상 승자독식 구조로 재편될 경우 수익성이 악화된 군소업체가 몰락하고 독과점 체제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음악 징수 규정 개정으로 소비자들도 혼란스럽다.

음악서비스 사이트들이 일제히 가격을 인상했다가 며칠 만에 앞다퉈 할인 프로모션을 선보였기 때문에 인상된 가격에 산 소비자들은 상대적인 손해를 보고 있다.

올해 음원 가격 인상으로 기대감이 높았던 음원 서비스사들이 출혈경쟁이 심해지자 실적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도 미끄러지고 있다.

'멜론'을 서비스하는 로엔, 소리바다, '올레뮤직'을 서비스를 하는 KT뮤직 주가는 이달 중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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