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미숙아 기관지폐형성이상 환자, 천식 발생 이유 알았다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2.04 10:08

수정 2013.02.04 10:08

최창원 교수
최창원 교수

국내 의료진이 미숙아 기관지폐형성이상에서 천식이 잘 발생하는 이유를 밝혀냈다.

분당서울대병원 신생아집중치료지역센터 김병일·최창원 교수팀은 기관지폐형성이상이 발생한 쥐에서 천식의 가장 중요한 특징인 기관지 과민성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고 4일 밝혔다.

기관지 과민성이란 진드기, 집먼지, 꽃가루, 담배연기 등 여러 가지 자극에 대해 일반인들보다 기관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성질을 말한다.

연구팀은 기관지 과민성이 기관지폐형성이상이 발생한 쥐에서 더 활성화돼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알러지 반응을 일으키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비반세포가 기관지폐형성이상이 발생한 쥐의 상부 기관지에서 관찰됐으며 이 비반세포의 탈과립 과정이 기관지폐형성이상이 발생한 쥐에서 더 활성화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관지폐형성이상이 발생한 미숙아들은 향후 추적 관찰을 통해 천식의 발생여부를 잘 파악해야 한다.


또 이번 연구는 기관지폐형성이상을 가지고 있는 미숙아들에게 발생하는 천식에 비반세포를 안정화시킬 수 있는 약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최근 500g이 채 되지 않는 매우 작은 미숙아도 아무런 합병증 없이 생존하는 케이스가 많을 정도로 최근 몇 년 동안 신생아 분야 의학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신생아 만성 폐질환인 기관지폐형성이상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기관지폐형성이상이란 질환은 매우 작은 미숙아들을 치료하는 과정 중에 피치 못하게 발생하게 되는 심각한 만성 호흡기 합병증이다. 미숙한 폐에 인공호흡기를 연결할 경우 폐 손상으로 인해 기관지폐이형성이상이 나타난다.

특히 기관지폐형성이상이 발생하는 경우 어렵게 생존한 미숙아들이 결국 신생아집중치료실 내에서 사망하게 되거나 일단은 생존하여 퇴원하게 되더라도 영유아기, 소아기를 거치면서 잦은 호흡기 감염 및 천식과 같은 만성 호흡기 질환에 걸리게 된다.

폐는 한 번 손상되면 복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다.


소아청소년과 최창원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기관지폐형성이상과에서 천식이 잘 발생하는 이유와 함께 천식의 치료에 비반세포를 안정화시킬 수 있는 약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인큐베이터와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하루를 버티는 아이들과 이를 보며 불안해하는 부모의 마음을 알기에 앞으로도 어린 생명들을 잘 치료해 후유증 없이 커갈 수 있도록 더 많은 연구를 진행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국 듀크대학의 연구진과 분당서울대병원 의료진이 공동으로 진행했으며 듀크대학은 동물실험을 분당서울대병원에서는 병리학적 분석을 담당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의 소아과 기초연구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소아과학 연구(Pediatric Research)에 게재될 예정이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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