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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에 무너진 PC업체, 모바일에 올인해 재도약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2.14 17:19

수정 2013.02.14 17:18

모바일에 무너진 PC업체, 모바일에 올인해 재도약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의 등장으로 직격탄을 맞은 세계 PC시장에 '탈PC화' 물결이 현실화되고 있다.

올 들어 PC시장의 3강으로 분류되는 HP, 레노버, 델이 하드웨어인 PC 중심에서 탈피해 모바일과 소프트웨어 산업 진출을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이런 현상은 국내외 PC 시장의 최강자인 삼성전자도 예외는 아니다.

14일 PC 업계에 따르면 세계 PC 시장 1위인 HP가 최근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의 태블릿을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HP가 개발 중인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엔비디아의 최신 프로세서인 '테그라4'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올해 출시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HP는 지난 2011년 웹 OS 기반의 태블릿PC인 '터치패드'를 출시했지만 시장에서 외면받자 제품 생산을 조기 중단한 바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PC 업계의 구세주로 떠오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8'용 태블릿도 개발했지만 안드로이드 태블릿과 아이패드에 밀려 고전 중이다.

업계에서는 PC 사업의 부진이 심화되자 HP가 MS의 경쟁사이자 태블릿 생태계의 강자인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나아가 HP는 스마트폰까지 사업 확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 지난해 9월 맥 휘트먼 HP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최종적으로 스마트폰을 만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올해 스마트폰 출시 계획은 없는 상태다.

HP와 세계 시장 1위를 다투는 중국 레노버도 올해 태블릿을 앞세운 프리미엄 모바일 기기 시장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강용남 한국레노버 대표는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올해 윈도 OS 기반의 기업용 태블릿인 '씽크패드' 외에도 소비시장을 직접 공략하기 위해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연내 국내 시장에 선보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레노버는 이르면 내년에 국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이동통신사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사모펀드에 매각되면서 자발적 상장폐지를 추진한 델은 향후 PC사업보다 서버, 스토리지, 기업용 소프트웨어 등 정보기술(IT) 솔루션 시장에 집중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델은 세계 3위 PC 업체지만 HP와 레노버에 밀린데다 시장이 위축되면서 경영악화를 겪어 왔다. 일부에서는 델이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 시장 진출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세계 PC 시장을 장악했던 기업들이 모바일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데는 PC 산업의 뚜렷한 하향세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만 하더라도 세계 PC 시장 규모는 전년 동기보다 6.4% 감소하면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국내 PC 시장 1위인 삼성전자도 PC 사업에 대대적인 변혁을 단행했다. 삼성은 지난해 12월 단행한 정기 조직개편을 통해 PC 사업을 담당하는 IT솔루션사업부를 폐지하고 휴대폰을 담당하는 무선사업부 산하로 흡수시켰다.

PC와 모바일의 경계가 갈수록 허물어지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PC 사업과 무선사업을 통합해 일관성 있는 제품 전략을 펼치는 게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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