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키높이 깔창’ 오래 쓴 남자 발 모습 충격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2.22 13:51

수정 2013.02.22 13:51

무지외반증
무지외반증

최근 키에 대한 콤플렉스를 갖고 있는 남성들이 키 높이 깔창이나 키 높이 신발을 애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신발들을 잘못 신게 되면 발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을지대학병원 정형외과 김갑중 교수는 22일 "남성들의 대표적인 패션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키 높이 깔창과 키 높이 구두는 무지외반증과 척추변형이 생길 수 있다"며 "올바른 사용법을 숙지해 질환 발병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키 높이 신발을 오래 신게 되면 발의 피로, 붓기, 변형뿐 아니라 요통, 전신피로, 허리 디스크, 관절염까지 일으킬 수 있다.

또 키 높이 깔창을 신발에 넣게 되면 신발의 앞볼이 좁아진다. 발끝이 조여지면서 체중을 받기 때문에 엄지발가락이 가운데 발가락을 향해 구부러지게 되며, 엄지발가락의 뿌리부분인 제 1중족골의 끝부분이 바깥 쪽으로 돌출하고 염증으로 빨갛게 변하는 무지외반증이 나타나게 된다.
증상이 가벼울 땐 키 높이 깔창을 빼고 편한 신발을 신어서 증상이 좋아질 수 있다. 하지만 발가락의 변형이 심하고 보행의 지장을 줄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면 수술을 받아야 한다.

김갑중 교수는 "발은 걸을 때마다 받는 압력으로 심장에서 받은 혈류를 다시 심장으로 끌어 올려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제2의 심장'으로도 불린다"며 "비록 인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에 불과하지만 전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고 설명했다.

또 키 높이 깔창이나 키 높이 구두로 인해 한껏 올라간 발뒤꿈치는 몸을 앞쪽으로 쏠리게 해 몸의 균형을 무너뜨린다. 이를 막기 위해 허리를 뒤로 젖히고 가슴을 펴게 된다. 이런 자세는 척추를 과도하게 꺾어 그 주변 근육들을 극도로 긴장시키고 허리와 목에 무리를 주며 나아가 척추전만증이 될 수도 있다.

굽의 높이가 높을수록 더욱 심해진다. 장기간 키 높이 깔창이나 키 높이 구두를 착용하면 발의 변형은 물론 척추변형이 생겨 나이가 든 후에 오히려 키가 작아질 수도 있다.

키 높이 깔창이나 구두를 신을 때는 자신의 발 크기에 적당한 높이의 깔창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신발 굽 높이를 포함한 키 높이 깔창 높이 계산법은 (발길이-발가락길이)×0.176이다. 예를 들어 발길이가 260mm이고 발가락길이가 30mm라면 신발 굽 높이를 포함한 깔창의 높이는 40mm가 적당하다.

또한 키 높이 깔창을 신발에 넣으면 신발 바닥이 높아지는 만큼 발목이 신발 위로 올라오기 때문에 조금 더 안전하게 키 높이 깔창을 착용하기 위해서는 발목을 충분히 감싸는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더불어 한 번 신을 때 3시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으며, 착용 횟수는 일주일에 2~3회 정도가 적당하다.
또 잠들기 전에 발목, 종아리, 무릎 위 부분까지 골고루 마사지해주고 10~20분 정도 발을 심장보다 높이 올려 휴식을 취하면 발과 종아리의 피로감과 부종을 감소시킬 수 있다. 더운 물과 찬 물에 발을 교대로 담그며 족욕을 하는 것도 효과가 있다.


김갑중 교수는 "키 높이 깔창이나 구두는 출퇴근용으로만 신고 직장에서는 되도록 굽이 낮은 가벼운 신발 한 켤레를 더 챙겨 놓는 것이 좋으며 사무실에서만큼은 편한 슬리퍼를 착용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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