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임신 계획 여성, 애완 고양이 톡소플라즈마 조심해야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2.22 16:10

수정 2013.02.22 16:10

임신 계획 여성, 애완 고양이 톡소플라즈마 조심해야

3주전 고양이를 분양 받은 주부 최 모씨(여·28세)는 동물병원에 방문했다. 2세 계획을 갖던 중 임신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톡소플라즈마란 질환이 고양이로부터 전염된다는정보를 접한 후 분양 받은 고양이가 이에 감염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됐기 때문이다.

백산동물병원 이영수 원장은 22일 "톡소플라즈마는 고양이로부터 감염될 수 있는 질환으로 검사 과정이 간단하기 때문에 2세 계획을 가진 부부라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며 "큰 질환으로 발전될 확률은 낮지만 태아에게는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톡소플라즈마는톡소포자충(Toxoplasma gondii)이라는 기생충이 고양이 대변에 섞여 외부로 유출된 후 사람과의 접촉을 통해 전염되어 발생하는 질환으로 감염되면 발열 증상을 비롯해 근육통, 인후통, 피부발진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도 임신부나 임신예정자 태반을 통해 태아가 톡스플라즈마 감염이 되면 유산되거나 또는 출산할 경우 25%정도에서 기형아가 태어나는 등 치명적인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고 언급할 만큼 산모들에게는 매우 위험한 질환이다.

물론 대부분은 감염 후에도 감염 여부를 모를 정도로 경미한 증상만을 보이거나 무증상으로 지나가지만,면역억제제 또는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나 면역력이 극히 저하된 사람에서는 망막변성, 림프절염 등의 증상이 발현되기도 한다.
드물지만 항체가 없는 임산부가 임신 초기에 감염되면 유산이나 태아뇌수두증과 같은 태아기형이 유발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하지만 실제 질환이 큰 위험으로 발전될 확률은 크지 않다. 지난 1971년 국내 인의에 보고된 바에 따르면 병적증상을 보인 톡소플라즈마 감염환자수는 불과 59명으로 이 중에서도 태아의 기형과 같은 태반감염에 의한 선천적 톡소플라즈마감염증은 발생기전에서도 후순위에 위치한다.

치명적인 질환으로 이어지는 확률은 높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심하게 나타날 경우에는 큰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고양이를 키우는 산모의 경우에는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의 톡소플라즈마에 대한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톡소플라즈마 검사는 일반적으로 항체의 보유 여부와 함께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데 가까운 동물병원에서 혈액 채취를 통해 쉽게 검사할 수 있으며 소요 시간은 약 1주일 정도가 소요된다.

톡소플라즈마는원충인톡소포자충이 체내로 잠입하면서 감염되기 때문에 고양이뿐 아니라 개, 닭, 사람 등 온혈동물이라면 누구나 감염될 수 있는 질환이다. 감염된 사람의 통계만 보아도 미국이 30% 이상, 유럽에서는 60% 이상으로 나타난 바 있으며 우리나라도 10% 가량이 이에 감염된 것으로 조사될 만큼 생각보다 쉽게 감염될 수 있다.

하지만 톡소플라즈마가 소위 '고양이 기생충'으로 알려지게 된 이유는 개나 조류는 톡소플라즈마의 중간 숙주인 반면 고양이는 유일한 종숙주(기생충이 번식까지 가능한 숙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실제 톡소포자충은체내에서 장상피환과장외환이라는 두 가지 생활 특성을 나타나게 되는데 고양이과 이외의 동물들의 경우에는 그 기생충이 장 내부에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아 기생충이 분변을 통해 배출되지 않는 반면, 고양이과 동물의 경우에는 장 내부까지 톡소포자충에 감염되어 배변시 원충이함께 배출되어 분변을 통해 또 다른 동물에까지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

고양이를 통한 감염은 고양이가 톡소플라즈마에 감염된 쥐로 인해 감염된 후 처음 배출한 배변 속 충란이 손을 통해 옮겨 갔을 경우에만 가능하다. 분변이 장 밖으로 나온지 평균 48시간 이상(섭씨 25도 기준) 지난 변일 경우에만 해당된다. 평소 배설물을 자주 치워주고 배변과 직접접촉을 하지 않았다면 고양이로 인한 톡소플라즈마감염은 극히 희박하다.

또한 감염된 고양이는 2주 가량이 지나면 충란을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감염되었다 하더라도 자연스럽게 증상이 완화되고 한번 감염 후 증세가 완화되면 평생 면역이 생기기 때문에 재감염 될 확률은 거의 없다.


그에 반해 오히려 덜 익힌 고기나 날고기, 오염된 채소나 흙, 바퀴벌레 등이 톡소플라즈마를 옮길 수 있는 확률이 높다. 미국의 경우 충분히 익히지 않은 돼지고기 섭취에 의한 톡소플라즈마 감염이 가장 빈번한 전파 경로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평소 안전한 관리를 위해서는 채소나 과일을 깨끗하게 세척하고 음식을 날 것으로 먹는 등 식습관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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