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희망퇴직·사업철수..ICT 구조조정 한파

임광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3.17 17:58

수정 2013.03.17 17:58

희망퇴직·사업철수..ICT 구조조정 한파

고속성장을 지속했던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모바일 시대의 시장 급변기와 불황을 맞으면서 줄줄이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외국계 기업이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등 구조조정 한파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달 말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KTH를 비롯해 지난해 엔씨소프트, SK커뮤니케이션즈, 네오위즈게임즈 등이 줄줄이 조직개편과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또 국내 시장에서 경쟁에 밀린 야후, 모토로라, 블랙베리, 노키아, HTC 등 외국계 기업의 한국 철수도 잇따르고 있다.

■시장급변… 개편·퇴직 잇달아

3년째 적자를 기록한 KTH는 사업 재편을 위해 이달 말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가운데 직원 500명 중 100~250여명이 퇴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따르면 KTH는 수개월 내 수익을 낼 방법을 제시하지 못한 프로젝트는 강제종료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대다수 플랫폼과 솔루션팀이 대기그룹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KTH 한 직원은 "모바일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은 한두 개를 빼고 거의 접는 분위기이며 빅데이터·검색엔진 등 연구개발 지원팀들도 해체할 것 같다"면서 "ICT업계에서는 드물게 노조가 있어 협상을 통해 2개월치 퇴직위로금을 준다고 해 희망퇴직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KTH는 아임인, 푸딩카메라(1000만 다운로드 돌파) 등 글로벌 스테디셀러 서비스를 만들어냈고, 최근 모바일 개발사의 서버 작업을 처리하는 백엔드 솔루션인 '바스아이오'를 론칭하며 모바일 전문기업으로 변화했지만 이번 희망퇴직으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KTH가 지난해 파란을 종료하고 모바일기업으로 변신해 인기 서비스를 내놓기도 했지만 수익을 내지 못했다"면서 "기존 업체가 모바일사업으로 체질개선을 해 성공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지난해 12월 1차 희망퇴직을 실시했으며 네오위즈인터넷과 합병이 무산된 후 2차, 3차 희망퇴직을 단행하면서 직원이 최대 60~70%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네오위즈게임즈가 인력을 너무 과도하게 줄여 매각 등을 위한 정지작업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기원 네오위즈인터넷 대표가 네오위즈게임즈 대표를 맡고 최관호 전 게임산업협회장이 네오위즈인터넷을 맡는 등 경영진도 재편되고 있다.

엔씨소프트도 지난해 6월 모바일 인력 등 400여명을 정리했으며 SK커뮤니케이션즈도 지난해 10월부터 250명 안팎의 인력을 줄였다.

5분기째 적자인 SK컴즈는 이달 초 이한상 대표로 변경된 후 싸이월드, 싸이메라, 게임 등 모바일사업을 강화하고 네이트·싸이월드 웹페이지를 개편하는 등 재도약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토종 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린 외국계 업체의 한국 시장 철수도 줄을 잇고 있다.

야후코리아는 연말 국내시장에서 철수하면서 200명의 인력이 대부분 일자리를 잃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토종 업체에 밀린 모토로라코리아도 지난달 국내 휴대폰사업을 철수하면서 500여명에 달하는 직원이 퇴직하게 됐다. 지난해 노키아, 블랙베리, HTC 등도 철수해 국내에는 애플을 제외하고 외산 휴대폰업체가 대부분 사라졌다.


업계 관계자는 "ICT환경이 너무 빨리 변해 시장 변화에 대응이 늦은 업체들은 불투명한 미래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몸집 줄이기와 다양한 신규사업으로 회생의 돌파구를 마련하려고 하지만 쉽지 않은 양상"이라고 말했다.

ICT업계에서 퇴직자가 대규모로 쏟아지면서 구직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야후, 모토로라 등의 철수로 나온 일부 직원은 삼성SDS, LG CNS 등 대형 IT서비스 업체와 외국계 회사에 둥지를 틀기도 했다"면서 "급성장하는 모바일 벤처로 들어가기도 하고, 뜻 맞는 직원끼리 창업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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