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갑상선암 환자, 목소리 변화 6개월 이상 지속되면 음성치료 받아야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4.26 11:00

수정 2013.04.26 11:00

프라나이비인후과 안철민 원장(오른쪽)이 갑상선암 환자의 목소리 상태를 진단하고 있다.
프라나이비인후과 안철민 원장(오른쪽)이 갑상선암 환자의 목소리 상태를 진단하고 있다.

최근 갑상선암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갑상선암은 5년 생존율이 99%에 달할 정도로 치료가 잘 되는 '착한 암'이다. 문제는 수술 환자의 상당수가 수술 후 일시적 또는 지속적인 음성 장애를 겪는다는 것이다.

음성언어치료전문 프라나이비인후과 안철민 원장은 26일 "갑상선암 수술 후의 음성변화는 비교적 흔한 편"이라며 "대개 자연스레 좋아지지만 만약 6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성대신경이나 발성근육 손상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10년 한 해 동안 암으로 진단 받은 20만2053명 중 3만6021명이 갑상선암이었다. 갑상선암의 치료는 갑상선 절제 수술이 대표적인데 수술 후에는 수술 부위의 출혈이나 갑상선, 부갑상선 기능저하증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성대 손상으로 인한 목소리 변화는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수술 시, 성대신경 손상이 음성장애 원인

갑상선암 수술 후 목소리 변화는 왜 생기는 걸까.

갑상선암 수술은 절제, 내시경 절제술, 로봇수술 등을 사용해 갑상선을 절제하는 것이다. 이 때 내시경 절제술을 할 경우 내시경을 삽입해 수술 부위를 절개하지 않고 화면을 보며 종양을 떼어내게 된다. 이 방법은 직접 환부를 보지 않아 생길 수 있는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로봇수술은 내시경 카메라 대신 로봇 팔을 삽입하는 방법으로 환부를 다양한 각도로 확인하고 절제할 수 있다. 그러나 로봇수술 시 사용하는 절제도구는 매스에 비해 무뎌 종양의 위치에 따라 성대 신경이나 부갑상선 등 예민한 곳에 손상을 입힐 수도 있다. 만약 이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성대가 손상되면 목소리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또 평소 발성습관이 좋지 않거나 성대질환이 있던 사람이라면 갑상선 수술 후 목소리가 더 쉽게 변할 수 있다.

실제로 한 대학병원 이비인후과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갑상선암 수술 예정 환자 10명 중 3.5명이 이미 성대질환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특히 자신의 발성습관이 좋지 않다거나, 성대질환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상당수였다고 한다.

■음성치료로 좋은 목소리 찾아야

갑상선암 수술 후 목소리 변화는 비교적 흔하게 나타나는 만큼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갑상선암 수술 전 이러한 부작용의 위험에 대한 설명을 해주고, 수술 후 일정기간 음성치료를 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수술 후 6개월이 지나도록 변한 목소리가 돌아오지 않는다면 이비인후과 진료를 통한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이비인후과의 음성치료는 손상된 목의 근육을 이완시켜 주기 위해 머리는 들고, 목을 위로 스트레칭 해주는 자세를 바탕으로 환자가 성대의 진동을 느낄 수 있도록 하품을 하듯 편안한 발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허밍을 통해 강한 콧소리를 내 소리의 울림을 강하게 만들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안 원장은 "갑상선암 수술 시 성대 신경이 손상되지 않더라도 평소 성대 근육을 잘못 사용하고 있던 사람이라면 목소리 변화가 더욱 쉽게 생기거나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며 "특히 수술 환자의 11~15%는 영구적인 음성변화가 생길 수도 있는 만큼 수술 후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진료를 통한 음성치료를 꾸준히 받는 것이 중요하며 만약 성대 근육을 잘못 사용하고 있던 사람이라면 수술 후의 음성치료가 오히려 좋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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