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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제 크리조티닙,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생존 2배 늘려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6.03 12:59

수정 2014.11.06 06:19

항암제 크리조티닙,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생존 2배 늘려

폐암표적항암제인 '크리조티닙(crizotinib)'이 기존 표준항암제에 비해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무진행 생존기간(PFS, 종양의 크기가 작아지거나 유지되는 기간)'을 2배 이상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학교병원 종양내과 김동완 교수는 진행성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347명을 크리조티닙 치료군 173명과 항암화학요법군 174명을 비교한 결과 무진행생존기간이 크리조티닙 치료군에서는 7.7개월, 항암화학요법군에서는 3개월로 크리조티닙 치료군에서 두 배 이상 연장됐다고 3일 밝혔다. 또 크리조티닙 치료군에서는 종양이 줄어든 종양반응율이 65%였으나 항암화학요법군에서는 20%에 불과했다.

크리조티닙 치료군은 1일 2회 크리조티닙을 250mg 매일 복용했고 항암화학요법군은 도세탁셀 또는 페메트렉시드 매 3주마다 1회 주사했다.

이 연구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전 세계 21개국, 105개 센터, 34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JM, IF=53.298) 6월 1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연구에 참여한 ALK 양성 폐암환자는 대부분 선암 조직형태를 가졌으며 46%가 아시아인이었다. 크리조티닙 치료 관련 부작용은 일반적으로 경미한 수준이었으며 가장 흔히 보고된 이상반응들은 시야이상, 설사, 오심, 구토, 부종 등이 있었다.

김동완 교수는 "전체 폐암환자의 5%를 차지하고 있는 ALK 양성 폐암환자에서 표적치료제 크리조티닙이 기존 세포독성 항암제에 비해 탁월한 항암효과를 가지고 있음을 확증한 연구"라며 "새로 진단되는 진행성 폐암환자에게 ALK 유전자검사는 반드시 시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폐암은 2010년 국내 발생 암 환자 20만2053명 중 4위(10.3%)를 차지할 정도로 한국인에게 흔한 암이다. 그러나 5년 생존율은 19.7%로 다른 암에 비해 예후가 좋지 않다.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은 ALK, EML4라는 두 가지 유전자의 융합에 의해 발생하는 폐암이다. 두 유전자가 융합되면 평소 잠잠하던 ALK 유전자가 갑자기 세포의 성장속도를 급속히 높이는 신호를 보내게 되고, 신호를 받은 세포는 암세포로 변한다.
크리조티닙은 ALK 유전자 신호를 차단시켜 암세포 사멸을 유도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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