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멋내려 ‘불량’ 렌즈 즐겨 끼다 실명될 수도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8.17 03:24

수정 2013.08.17 03:24

외모에 민감한 청소년들이 연예인들이 착용하는 서클렌즈를 착용하면서 눈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한안과학회가 2011년 콘택트렌즈 부작용을 조사한 결과 컬러렌즈 부작용 환자가 전체 부작용 환자의 절반(42%)을 차지했다. 특히 10대의 부작용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콘택트렌즈 부작용 사례자 중 33%가 10대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중 70%는 단순히 미용목적으로 컬러렌즈를 안과 의사의 처방 없이 구입해 부작용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길안과병원 전안부센터 임태형 진료과장은 16일 "서클렌즈는 다른 콘택트렌즈와 마찬가지로 우리 눈에서 가장 예민한 감각기관인 각막에 직접 닿아 여러 문제를 일으킨다"며 "서클렌즈로 인해 각막이 손상을 입으면 실명까지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각막은 눈의 검은자를 덮고 있는 투명한 조직으로 외부 광선이나 자극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고 빛을 모아주는 역할을 한다.


어떤 렌즈라도 많이 끼면 기본적으로 눈이 건조해지고 알레르기가 생긴다. 이때 잘 관리하지 못하면 눈 표면에 상처가 생기고 균이 들어가 감염이 된다. 심해지면 감염성 각막염이나 자극으로 인한 각막염으로 진행된다. 염증이 심하면 각막 조직이 염증반응에 의해 녹게 된다.

각막이 녹으면서 각막 내부가 볼록 튀어나오는데 이때 노출되는 조직은 아주 얇은 막이기 때문에 가벼운 자극에도 쉽게 터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각막에 구멍이 나는 각막천공이 발생한다.

각막이 심하게 녹거나 각막천공이 발생하면 각막이식 수술 외에는 치료방법이 없다. 잘못된 렌즈 착용으로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 각막천공까지 진행되지 않더라도 각막 중심부에 염증이 심하게 발생하면 혼탁이 남아 영구적 시력장애를 가져올 수 있다. 또 각막에 산소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신생혈관이 생겨나면서 각막혼탁을 유발하고 시력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서클렌즈가 일반 콘택트렌즈보다 더 나쁜 까닭은 렌즈 자체가 두꺼워 산소투과가 안 되기 때문이다. 색소가 들어 있어 염증을 일으키기 쉬운 데다 불량렌즈가 많아 각막에 더 나쁜 영향을 끼친다.

시력교정을 위한 기능적 렌즈가 아니라 미용목적으로 안과 의사의 처방 없이 끼다 보니 렌즈를 의료기기로 인식하지 못해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것도 문제다.

청소년은 친구끼리 서로 서클렌즈를 돌려 끼곤 하며 제대로 세척도 하지 않고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서클렌즈를 포기할 수 없다면 산소투과율이 높고 색소가 각막 쪽에 바로 닿지 않게 입혀진 안전한 서클렌즈를 골라 가능한 한 짧은 시간만 사용해야 한다.
서클렌즈를 낀 채 자거나 수영을 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렌즈의 위생관리도 철저히 해야 한다.

부작용이 있을 때는 즉시 렌즈 착용을 중단하고 안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도록 한다.
부작용 초기에는 항생제나 소염제 계열의 안약, 각결막상피치료제 같은 약을 써서 치료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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