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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론 독주 막아라” 삼성·카카오·구글..모바일 거인 몰려온다

임광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8.23 03:29

수정 2013.08.23 03:29

“멜론 독주 막아라” 삼성·카카오·구글..모바일 거인 몰려온다

국내 음악서비스 분야의 '맹주' 멜론에 삼성전자와 카카오 등 대형 모바일 업체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또 글로벌 거인 구글이 국내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어 음악 시장에 국내외 거물들 간의 한판 승부가 예고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소리바다, 카카오는 네오위즈인터넷의 벅스와 손잡는 합종연횡으로 온라인 음원 시장에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음악시장 진출을 위해 KT뮤직과 협상을 해왔으나 결렬되자 소리바다와 접촉하고 있다. 이변이 없는 한 소리바다의 음원을 갤럭시 시리즈 등에 탑재하는 방식으로 서비스할 전망이다.

카카오는 사용자 1억명을 돌파한 카카오톡의 성과를 바탕으로 게임 플랫폼, 모바일 콘텐츠 장터인 카카오페이지, 음악서비스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경영진에서 카카오페이지가 성과를 낼 때까지 밀어붙이라는 지시를 했다고 할 정도로 콘텐츠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면서 "이번 음악시장 진출도 그런 의미에서 파괴력이 있을 것 같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 강자들 줄줄이 진출

SK 계열 로엔엔터테인먼트의 멜론은 SK텔레콤 휴대폰 기본 탑재를 무기로 2012년 온라인 음원서비스 점유율 59%를 기록, 2위 엠넷닷컴(점유율 18%)과 격차를 벌리며 독주해 왔다.

이 무대에 국내 최대 모바일 플랫폼인 카카오가 벅스(점유율 10%·3위)와 손잡고 멜론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카카오와 벅스의 제휴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흘러나왔는데 이번에 결실을 보아 최대한 이른 시일 내 국내 안드로이드, iOS로 동시 출시할 전망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톡 노하우를 바탕으로 모바일 환경에 맞는 차별화된 음악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며 "음악 앱을 만들거나, 음악을 친구에 보내는 등 다양한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4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 점유율 31.7%(7138만대)로 2위 애플에 2배 이상 앞섰지만 '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디바이스(CPND)'로 이어지는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를 구축하지 못해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과 애플이 콘텐츠와 운영체제(OS) 플랫폼으로 대변되는 C, P부문의 생태계를 갖추고 있는데 삼성은 이 부문이 미흡했다"며 "삼성이 조만간 타이젠 OS를 내놓고, 음악 등 콘텐츠를 강화하는 것은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일단 자사의 모바일 기기 고객에 음악 등 콘텐츠 서비스를 강화하는 차원에 치중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모바일 기기 고객에 콘텐츠를 안정적으로 제공해 편의성을 높이는 것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존 사업자와 체급이 다른 삼성전자와 카카오가 진출할 경우 파괴력이 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글로벌 업체들도 국내 시장 넘봐

기존 음악업체들은 강자들의 시장 진출을 예의 주시하며 기존 멜론-SK텔레콤, KT뮤직-KT, 엠넷닷컴-LG U+의 제휴를 강화하는 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공정거래법에 따라 지주사 SK의 증손자회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는 매각 수순을 밟고 있어 당장 멜론의 변화를 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멜론은 올해 공격적인 계획 없이 이르면 연말 사이트에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는 것으로 효용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2위 업체 엠넷닷컴은 LG U+와 제휴를 강화하면서 올 상반기 음원 품질을 강화한 'HD뮤직'에 이어 조만간 '모바일 HD뮤직 2.0'을 선보이며 차별화에 나선다.

해외 업체의 국내 시장 진출도 관심거리다. 글로벌 거인 구글은 지난 5월 월 9.99달러에 음악을 무제한 감상하는 '구글 플레이 뮤직 올 액세스' 서비스에 돌입해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등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 구글 모바일 서밋 참석차 방한한 구글플레이 총괄 크리스 예가 구글 엔지니어링 부문 이사는 구글플레이 음악 서비스의 한국 출시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을 정도로 한국 시장에 관심이 높다. 애플도 음악 서비스 아이튠스의 국내 시장 진출설이 수년 전부터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2011년 온라인 음원 시장 규모는 6970억원, 올해 8000억원, 2015년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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