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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갤럭시 기어’, 국내외 모바일 메신저 대거 탑재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9.10 16:52

수정 2014.11.03 14:30

삼성 ‘갤럭시 기어’, 국내외 모바일 메신저 대거 탑재

삼성전자가 자사 스마트 워치인 '갤럭시 기어'(사진)에 국내외 모바일 메신저를 대거 탑재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세계 시장을 장악한 스마트폰과 달리 '웨어러블(입는) 컴퓨터'라는 신시장 개척을 위해서는 글로벌 서비스로 자리잡은 주요 모바일 메신저와의 연동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개방형 플랫폼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템포드롬에서 최초 공개한 갤럭시 기어에는 국내외 주요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들이 대거 기본 탑재된다.

가장 주목받는 것은 국내 최대 포털업체인 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인 '라인'이다. 라인은 특히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으며 8월 말 현재 전 세계 2억4000만명이 가입한 글로벌 모바일 서비스다. 네이버 측은 삼성전자가 갤럭시 기어를 공개하자마자 이 제품에 자사의 라인이 선탑재됐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네이버가 오랫동안 협업을 거쳐 발표했다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라인뿐 아니라 카카오톡도 갤럭시 기어에 탑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톡은 가입자 1억명을 돌파한 '국민 메신저'다. 카카오 관계자는 "갤럭시 기어는 카카오톡이 기본 탑재된 형태로 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라며 "다만, 카카오톡 선탑재로 발생하는 수익은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라인과 카카오톡 등 국내 대표 서비스뿐 아니라 향후에는 위챗, 왓츠앱 등 해외 모바일 메신저들도 갤럭시 기어의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앱)으로 기본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가 개발한 위챗은 2011년 1월 출시돼 중국 내 가입자만 4억명을 넘어섰으며 30개국에 진출해 중국어.영어.한국어 등 18개 언어를 지원한다. 전 세계 사용자는 5억명 수준으로 세계 스마트폰 인구의 25%가 위챗을 사용하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의 효시 격인 왓츠앱은 3억명이 넘는 사용자들을 보유한 글로벌 서비스다.

이에 따라 이달 말 출시될 갤럭시 기어에는 라인과 카카오톡, 삼성 자체 서비스인 챗온 등 3개의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들이 우선 탑재되며 추후 해외 서비스까지 포함해 5~6개의 메신저 앱들이 기본으로 탑재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자사 모바일 기기에 라인, 카카오톡 등 경쟁 서비스를 기본 애플리케이션으로 채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태블릿에는 자사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인 챗온만을 선탑재해 왔던 전례를 깨고 플랫폼을 개방한 것이다.

모바일 메신저 업계는 삼성전자가 웨어러블 컴퓨터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갤럭시 기어의 편의성을 높여 시장의 관심도를 끌어올리려는 전략적 차원으로 해석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2억명이 넘는 글로벌 가입자를 보유한 라인의 경쟁력을 삼성전자가 인정한 것"이라며 "다양한 글로벌 서비스 탑재로 갤럭시 기어의 편의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톡 관계자도 "새로운 기기에 우리 서비스가 탑재되는 건 플랫폼 다변화 면에서 긍정적"이라며 "양쪽의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다만, 갤럭시 기어에 탑재되는 모바일 메신저들은 스마트폰과 달리 무료 음성통화 알림 기능, 메시지 확인, 스티커 답장 등 사실상 '알림' 서비스로 제한되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 모바일 기기에 외부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를 개방한 것은 처음"이라며 "다양한 모바일 메신저와의 연동으로 기존 스마트 워치와의 차별화와 기기 편의성이 극대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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