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게임시장 급변,위기와 기회 공존] (상) 모바일시장 급성장..물 만난 벤처들

임광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9.12 03:44

수정 2014.11.03 14:02

[게임시장 급변,위기와 기회 공존] (상) 모바일시장 급성장..물 만난 벤처들

모바일게임을 앞세운 벤처들이 급성장하고, 외산 온라인게임이 국내시장을 장악하면서 게임시장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특히 카카오톡의 게임플랫폼 서비스가 제공된 지 14개월이 지나면서 모바일게임 벤처들의 실적이 기존 중견 게임사들을 넘어섰으며, 일부 온라인게임사들은 모바일 공략을 위한 체질개선에 나서는 등 게임업계에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공룡' 업체 텐센트의 급성장 등 중국이 게임시장의 블랙홀로 떠오르며 '온라인게임 종주국'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3회에 걸쳐 급변하는 국내외 게임시장을 진단해 본다. <편집자주>


지난해 7월 30일 카카오톡 게임 플랫폼에 '애니팡'이 출시됐다. 동물들의 모양을 맞추는 단순한 게임이었지만 애니팡은 우리나라 게임 시장의 패러다임 자체를 흔들어놨다.

애니팡이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수많은 모바일게임 벤처들이 카카오톡이란 플랫폼을 타고 급성장했다. 이들 가운데 선두주자들은 웬만한 중견게임사의 실적을 넘어서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기존 모바일게임 분야의 강자인 게임빌, 컴투스도 올해 매출이 처음으로 1000억원을 바라보는 등 모바일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애니팡을 개발한 선데이토즈는 출시 1년여 만에 설치사용자 2600만명, 일일사용자 1000만명을 확보하면서 '애니팡=국민게임'이란 등식을 만들었다. 이런 열풍에 힘입어 선데이토즈는 오는 11월 5일 코스닥에 상장한다. 지난해 매출 238억원, 영업이익 87억원에 이어 올해는 매출 433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코스닥 상장으로 223억원의 실탄을 확보해 신작개발, 해외진출 등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모바일벤처, 중견업체 앞서

회사 설립 4년차인 선데이토즈는 10년 이상된 중견게임사인 와이디온라인(2.4분기 매출 85억원, 영업이익 13억원 흑자전환), 엠게임(2.4분기 매출 77억7000만원, 영업손실 21억8000만원 적자), 드래곤플라이(상반기 매출 114억원, 영업이익 18억원), 한빛소프트(2.4분기 매출 55억원, 영업이익 3억1000만원 흑자전환) 등을 넘어서고 있다.

애니팡뿐 아니라 파티게임즈의 '아이러브커피', 넥스트플로어의 '드래곤플라이트' 등도 1년 이상 꾸준한 성과를 내며 모바일게임의 수명이 짧다는 속설을 깨는 신화를 쓰고 있다. 최근에는 데브시스터즈가 '쿠키런'(가입자 1200만명) 출시 5개월 만에 매출 300억원을 달성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선데이토즈 관계자는 "애니팡은 '모바일게임은 수명이 짧다'는 속설을 깨고 14개월째 승승장구하고 있다"면서 "30대 이상은 유료결제 비중이 높은 고객층이 많아 요즘도 월 30억~40억원가량의 매출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기존 강자들도 인력·조직 개편, 투자 등으로 빠르게 모바일 신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NHN엔터테인먼트, CJ E&M 넷마블,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등은 모바일게임사로 체질을 개선하면서 수백만에서 1000만명 이상 즐기는 국민게임을 잇달아 내놓으며 새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NHN엔터 이은상 대표는 최근 간담회에서 "세계 스마트폰 게임시장은 2010년 20억달러에서 연평균 67.9%가량 성장해 2014년에는 120억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모바일시대가 열리면서 오락실이 내 손 안에 들어오고, 내가 있는 곳이 오락실이라는 혁명적인 변화로 게임 사업이 새 기회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톡의 초기 팡류가 게임을 안하던 여성·중장년층을 끌어들인 후 다함께차차자, 윈드러너, 모두의마블 등으로 흥행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윈드러너가 라인에 탑재돼 일본에서도 성과가 나는 등 이제 모바일게임은 전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업체들 '체질개선' 분주

모바일 열풍이 불자 기존 게임업체들은 변화의 소용돌이에서 생존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분주하다. 특히 대형 게임업체들은 온라인과 모바일게임이란 투트랙으로 기존 시장을 수성하면서 동시에 새 트렌드에 대응하고 있다.

넥슨은 중국에서 '던전앤파이터'로 꾸준한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일본 모바일게임사인 글룹스를 인수한 뒤 모바일게임 공동개발 등으로 시너지를 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15년째 장수하는 '리니지'가 2·4분기 848억원의 매출로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엔씨소프트는 '언제까지 리니지에만 의지하느냐'란 비판이 쏟아지고 있어 내부적으로 고민이 깊다.

지금은 리니지가 회사 수익에 기여하고 있지만 엔씨소프트는 게임산업의 큰 흐름에서 이미 뒤처졌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10여년 동안 질주하던 넥슨도 영업이익률이 30% 아래로 떨어지는 등 업계환경이 변하고 있다"면서 "엔씨소프트의 경우 리니지가 캐시카우 역할을 하지만 신작은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한때 게임업계 빅3로 꼽히던 네오위즈게임즈는 개발사인 스마일게이트와의 원만한 관계유지를 못해 중국 온라인게임시장 1위인 '크로스파이어 분쟁'을 겪으면서 구조조정·인력이탈 등으로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