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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상수도관리 이젠 로봇이 한다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11.03 17:36

수정 2013.11.03 17:36

'상수도관망 로봇 및 유지관리 기술'로 개발된 로봇이 상수도관에 들어가 내부 노후 상태와 누수 등을 확인하고 청소하고 있다. 이 로봇은 15~50cm의 각종 상수도관에서 청소를 할 수 있다.
'상수도관망 로봇 및 유지관리 기술'로 개발된 로봇이 상수도관에 들어가 내부 노후 상태와 누수 등을 확인하고 청소하고 있다. 이 로봇은 15~50cm의 각종 상수도관에서 청소를 할 수 있다.

'우리집으로 들어오는 수돗물, 깨끗할까?'

이런 걱정을 덜어주는 새로운 기술이 등장했다. 사람이 들어가 작업하기 힘든 상수도관에 직경 15~50㎝ 크기의 로봇이 들어가 상수도관 내부의 노후 상태와 누수 등을 확인하고 청소를 하는 기술이 개발된 것.

3일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와 산업통상부가 '에코-스타(eco-STAR) 국가 연구개발(R&D) 프로젝트'로 지난 2005년부터 공동으로 수행해 온 '상수도관망 로봇 및 유지관리 기술' 개발이 조만간 상용화를 앞두고 현재 시범사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봇으로 수도관리

우리 가정까지 물을 공급해주는 상수도관의 수명은 최대 30년이며, 얕게는 1m에서 깊게는 50m 지하에 매설돼 있다. 땅속 곳곳에 묻혀 있는 상수도관은 지상에서 부식이나 누수 여부를 육안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정부는 금속탐지기나 누수음파탐지기를 이용해 수작업으로 상수도관망을 조사하거나 과학적인 진단 과정 없이 단순히 자료에 근거해 매립된 지 21년이 경과된 수도관을 무조건 교체하는 작업을 했다. 당연히 이 과정에서 예산낭비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문제를 개설하기 위해 개발된 상수도관 관리로봇을 활용하면 수도관 내부 상태를 로봇에 달린 카메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어 21년이 경과한 수도관도 상태가 양호할 경우 계속 사용할 수 있는 등 경제적 효과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 로봇시범사업단 류지호 공공.공모사업팀장은 "각각의 특징을 가진 로봇이 역할을 분담해 땅속 깊이 수도관에 들어가 물때를 제거하는 등 미션을 수행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며 "사람이 들어가 할 수 없는 곳까지 들어가 관 청소 및 보수작업을 할 수 있어 만약의 인명사고를 예방할 수 있고, 관 공사를 위해 땅을 굴착해 꺼내는 비용도 줄일 수 있어 경제적"이라고 설명했다.

■성공하면 해외진출 교두보

상수도관망 로봇사업은 지난 2011년 강원도 영월군과 정선군, 태백시 등에 매립된 상수도관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시작해 지난해 경기도 양평군과 충북 보은군, 전남 영광군의 수도관 청소 및 보수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올해는 사업을 확대해 강원 양양군과 충북 진천군, 경남 거창군, 전남 남원시 등 4개 지방자치단체 및 68.8㎞ 길이의 대구경 상수도관인 금강광역상수도관 노후관갱생공사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자원기술주식회사의 김동현 선임연구원은 "현재 수행 중인 금강광역상수도 공사만 해도 추정되는 경제편익이 247억6000만원"이라며 "2018년까지 국내 900㎞에 달하는 노후 상수도관 갱생공사에 로봇을 투입하면 약 3240억원의 경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상하수도관 진단 및 관리 로봇과 관련된 세계시장 규모는 688조원으로 올해 시범사업을 마치면서 기술력을 검증하면 우리나라는 세계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상수도관망 로봇활용 시범사업단은 현재 말레이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라오스 등의 국가와 로봇을 활용한 상수도관 갱생사업 공동 양해각서(MOU)를 추진하는 등 해외진출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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