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폭력적인 게임, 10대 도덕성 발달에 악영향”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2.07 14:31

수정 2014.10.29 21:51

데일리메일이 폭력적인 게임의 예로 든 '그랜드 테프트 오토(Grand Theft Auto)'. 현재 한국에서는 청소년 이용불가 판정을 받은 상태다. / 이미지출처=GTA 홈페이지
데일리메일이 폭력적인 게임의 예로 든 '그랜드 테프트 오토(Grand Theft Auto)'. 현재 한국에서는 청소년 이용불가 판정을 받은 상태다. / 이미지출처=GTA 홈페이지

10대 초반 지속적으로 폭력적인 게임을 하면 도덕적 감정 발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브록 대학교 연구팀이 13~14세에 속하는 109명을 대상으로 비디오 게임과 도덕성과 관련된 조사를 진행한 뒤 이 같이 밝혔다고 영국 데일리메일 인터넷판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팀은 우선 게임을 하는지 여부, 가장 많이 하는 게임의 종류, 하루 평균 게임 시간 등에 대해 설문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88%가 게임을 한다고 응답했으며 절반 이상이 매일 게임을 한다고 답변했다.


가장 많이 하는 게임은 게임 속 캐릭터가 다른 사람을 죽이거나 고문하는 등 폭력적인 유형이 주를 이뤘다.

더불어 참가자들은 도덕성을 측정하기 위한 설문에도 응답했다. 예를 들어 '친구의 생명을 구하는 것은 얼마나 중요한가?'와 같은 질문이 주어졌다.

앞선 연구를 통해 한 사람이 청소년기에서 성인기로 접어들며 도덕적인 판단을 하기 위해 총 4단계의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보통 13세~14세에 속하는 청소년들은 이 중 세 번째 단계에 접어들게 된다. 이 시기에 사람들은 타인에 대해 공감하거나 타인의 관점을 이해하는 법을 배운다.

하지만 이번 조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을 하는 10대 초반 청소년들은 이 도덕성 발단 단계가 늦춰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을 많이 하면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이해하거나 고려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현실 세계의 만남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청소년 시기에 하루에 3시간 혹은 그 이상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을 하게 되면 외부 세계와 단절돼 (도덕성을 발달시킬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폭력성이 없는 다른 게임의 경우 도덕성의 발달에 어떤 영향도 주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도덕적인 사고의 발달에 영향을 준다"며 "폭력이 정당화 되고 보상을 받으며 받아들일 수 있는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이어 "비현실적인 방법으로 게임을 무조건 금지하는 것보다는 부모와 교사가 10대 들이 자선활동이나 과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편이 좋다"고 덧붙였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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